권상우 "'히트맨2', 시리즈 계속 이어갈 수 있길 [D:인터뷰]
입력 2025.01.26 14:42
수정 2025.01.26 14:42
22일 개봉…설 연휴 코미디 영화
권상우만큼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 5년 만에 돌아온 영화 '히트맨2'는 더 강력해진 웃음과 액션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흥행에 성공한 전작의 주역 권상우는 이번 속편에서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미디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발했다. 그는 전작의 흥행을 넘어서는 속편에 대한 기대와 부담 속에서도 유쾌한 에너지를 유지했다.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 분)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다. 전작 '히트맨'은 2020년도 240만 관객을 모으며 그 해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에 이어 국내 박스오피스 4위를 했다. 코로나19가 덮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안기며 발군의 성과를 냈던 '히트맨'이지만 권상우는 개인적으로 더 많은 관객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1편 개봉했을 때 남산의 부장들'과 같이 개봉하고 2주 차 접어들 때 코로나19가 터졌거든요. 이후에 IPTV를 통해 공개된 후 '히트맨'을 잘 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대중의 피드백도요. 또 초등학생들도 많이 봐준 것 같더라고요. 지나가면 어린이들이 '히트맨이다' 하고 알아보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그래도 그 해 개봉한 영화 중 흥행 4위여서 이번에 희망을 갖고 어요. 전편보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바람이 있다면 이왕 시리즈가 시작됐으니 계속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코미디 연기는 과장과 리얼리티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며, 즉흥적인 순발력도 요구된다. 특히 관객 반응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웃기지 못했을 때 오는 부담감도 크다. 코미디는 단순히 웃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유머를 조화롭게 표현해야 하는 고도의 연기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에 배우들은 코미디 연기가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는 한다. 권상우는 연기의 난이도와 별개로 코미디 영화를 평가 절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표했다.
"저는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 가장 즐거워요. 코미디로 관객과 통할 때의 쾌감이 있죠. 코미디를 잘 표현하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멜로나 액션 장르는 CG도 있고 사운드의 도움도 받잖아요. 그런데 코미디는 배우들끼리의 합으로만 이뤄지거든요. 코미디를 낮게 평가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잘 만든 코미디 영화로 많이 사랑받고 싶어요. 우리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코미디 영화들도 영화제에서 소개되거나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다양성이 중요하잖아요. "
권상우는 이번 작품에서 전작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히트맨2'는 그의 활약이 대부분의 장면에서 이어지는 만큼, 호흡과 템포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히트맨2' 같은 경우에 제가 매 장면 등장하다 보니 최대한 호흡을 빨리 연계하는 점에 포커스를 뒀어요. 정해진 틀 안에서는 애드리브가 필요하면 하지만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정준호 형과 이이경의 촬영 때 그들의 애드리브가 많았죠."
권상우는 '히트맨2'에서의 액션 연기에 대한 소회도 전하며, 한정된 촬영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액션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만큼,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더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액션도 좋은 반응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아쉬웠던 게 3개월 동안 촬영하는데 제 액션신이 뒤에 몰려있거든요. '신의 한수: 귀수 편' 같은 걸 찍을 땐 합을 많이 맞춰봤는데 '히트맨2'는 현장이 바빠서 옥상 액션신은 합을 한번 밖에 못 맞춰봤어요. 3편을 한다면 코미디는 코미디대로 액션은 액션대로 강도 있고 위협감이 있게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권상우는 극 중 딸 가영(이지원 분)과의 관계를 연기하면서 실제 자신의 자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대입했다.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날 수밖에 없어요. 아들이 지금 딱 가영이 나이거든요. 그런데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상황은 아직 상상도 못해봤어요. 아들에게는 가끔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고는 해요. 그런데 아직은 운동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는 촬영 현장의 유쾌한 분위기가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를 한층 결속시켰다고 전했다.
"유쾌한 영화다 보니 현장 분위기가 항상 좋았어요. 또 영화에 대한 애정들이 느껴져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특히 취조실 장면을 촬영할 때, '히트맨 2' 배우들 간의 완벽한 호흡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느꼈습니다. 그 신을 찍을 때 '역시 우리 영화가 재미있구나' 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나요."
권상우는 최원섭 감독과 '히트맨' 이후 코미디 멜로 영화 '우리들은 자란다'를 촬영한 후, '히트맨2'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함께했다. 서로를 향한 신뢰 속에서 가능한 협업으로 권상우는 앞으로도 최원섭 감독과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세 편 연속같이 작업할 수 있다는 건 감독님이 제 장점을 잘 안다는 것이겠죠. 코미디 영화만 연출하셨고 앞으로도 코미디 영화만 하려고 하는 분이에요. 저는 영화계에 그런 감독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본의 아니게 최 감독님의 페르소나가 됐는데 저도 감독님이 편하고 믿기 때문인 거겠죠. 새로운 감독과 새 작품 하는 것은 도전이고 합을 맞춰 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편안한 관계 속에서 또 함께 할 의향이 있어요."
권상우는 배우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에도 직접 도전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제작사 설립 후 첫걸음을 내딛는 그는 배우로서뿐 아니라 창작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하며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일을 하잖아요. 나이를 먹어가며 선택받는 작품의 한계도 있었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흥미도 있었어요. 시나리오를 개발도 하고 있는데 1차원적으로는 제가 출연하는 전제로 영화를 만들려고 해요. 지금은 첫 삽을 뜨고 있는 중이라 향후에는 더 많은 배우와도 함께 하고 싶고요."
그는 제작 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전하며, 대규모 블록버스터가 아닌 중소규모 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히트맨2'가 흥행을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30~40억 원 규모의 영화들이 제작되는 게 좋은 현상 같아요. 200억, 300억원씩 돈을 많이 들이는게 무조건 좋은 영화는 아니잖아요. 스크린 점유율 높이고 손익분기점 간신히 넘기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해요. 저는 제가 있는 자리에서 성공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마이너스만은 정말 입히고 싶지가 않아요. '히트맨2'는 설 연휴에 웃으면서 스트레스 날릴 수 있는 영화니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고 우울할 때 웃음기 가득한 영화 한편 보시는 것도 좋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