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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에 쓴소리…"야권 대통합 타령 말고 자생력부터"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4.11 10:45 수정 2021.04.11 10:56

"야권 실체가 없는데 무슨 대통합인가

바깥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 단속부터

안철수같은 사람 대통령 되면 나라 엉망

국민의당과 합당하면 지지율 떨어질 것"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명예퇴진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나선 당을 향해 "실체가 없는 야권 대통합 타령 말고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재보선 국면 내내 대립각을 세워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도 "그 정도 수준의 정치인밖에 안 된다고 확신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야권이라는 것은 없다.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야권을 부르짖는 것"이라며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인가,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지난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가기 전에 당에서 '자강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번에 재보선 승리를 했으면 그걸 바탕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스스로 노력할 생각을 해야지 지금부터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라며 "지난해 총선 때 '보수 대통합'만 하면 승리한다더니 결과가 뭐였나"라고 설명했다.


통합 대상인 국민의당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솔직히 국민의당이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 뿐인 정당"이라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이는 것 아닌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대선은 포기한다고 하더니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아와 했던 축하 인사를 듣고 다시 한 번 안 대표에 실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안 대표가 오 시장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했다.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는가"라며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가, 야권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다.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은 거니 안철수는 '국민의힘의 승리'를 축하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또 "그 소리를 듣고 '내가 역시 사람을 잘 알아봤다'고 생각했다"며 "'당신은 그 정도 수준의 정치인밖에 안 된다'고 확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통합 후 전당대회' 방안에 대해서도 "내가 대한민국 야당의 생리를 1960년대부터 본 사람인데 자신이 없으면 집어치워 버릴 것이지 밤낮 '통합, 통합' 한다"며 "국민의당과 합당하면 당협위원장을 나눠먹어야 하고, 당이 혼란스러워 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지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철수 대표가 제3지대에서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힘을 합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합쳐질 수 없다.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철수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을 가져다가 얘기한 것"이라고 일축하며 "윤 전 총장에 관해서는 판단을 해봐야 한다. 대통령이 무슨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해줄 수는 있어도 내가 달리 도와줄 방법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세훈 시장은 처음부터 대단해서 당선됐나"라며 "그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도 않았다. 온통 오 시장한테 압력을 가해서 후보를 그만둬야 한다는 식으로 해 그 사람이 흔들흔들하더라"고 돌아봤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대선까지 국민의힘을 이끌지 않고 당을 떠난 배경에 대해 "잘난 사람들이 많아 더 있을 수가 없었다. 당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데 내가 그걸 구경하고 있을 이유가 있나"라고 에둘러 비판하며 "내 면전에 '언제 나가냐'고 묻는 중진도 있었다. 나는 확신을 갖지 않는 이상 일을 안 하는 사람으로, 대선에서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봐야 별로 의미가 없더라"고 답했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재보선에 참패한 이후 쇄신을 하겠다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과거 정권들도 서울 선거에서 완패하면 무너졌다"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왜 졌는지 철두철미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동안 개혁을 더 강하게 안 했기 때문에 졌다'는 식으로 가면 망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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