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폰 철수 공백 전장·로봇·AI 삼총사가 메운다
입력 2021.04.06 06:00
수정 2021.04.05 22:03
올해 VS 실적 개선 속 흑자전환 기대감 '업'
로봇사업 이관 BS사업본부 실적에도 눈길
AI는 사업 확대로 실적 기여도 향상 주목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그 공백을 메울 새로운 사업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분기 흑자 전환이 유력한 전장사업이 가장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로봇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오는 7월 말로 스마트폰 사업 철수 공식화하면서 이후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그동안 누적 손실만 약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최근 2년간 매분기 적게는 1000억원대, 많게는 3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해 온 터라 사업 철수로 인해 적자분만큼 플러스 전환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하지만 매분기 1조원 이상 매출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MC사업본부 연간 매출액은 5조2171억원으로 분기 평균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공백을 어떤 사업이 메울지가 관심사다. 일단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전장사업이다.
전장부품을 주력으로하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는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5조8015억원으로 MC사업본부를 넘어선 상태다. 지난 2016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됐지만 올 하반기에는 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2년간 적게는 100억원대, 많게는 2000억원대 영업적자가 지난해 4분기에는 20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원가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그동안 적자가 레퍼런스(공급이력)를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익성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
현재 누적 수주 잔고가 60조원까지 확대된 상황으로 최근에는 수익성이 담보된 수주가 대부분이어서 향후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개선되는 사이클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5조원대였던 매출은 올해 7조원대, 내년 10조원대로 계속 늘어나고 올해 분기 기준 흑자에 이어 내년부터는 연간 기준 약 5000억~7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LG전자가 최근 세계 3위의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으로 설립, 오는 7월 출범하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도 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ZKW(램프)·LG마그나(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할 토대를 갖추며 실행력도 확보한 상태다.
특히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전장부품(LG전자·LG이노텍)·차량용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들이 다양한 솔루션들을 갖춰 전방위적인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력도 갖췄다.
전장부품 사업이 가전(H&A)과 TV(HE)와 함께 실적 3대 축으로 자리잡게 되면 완제품 일색이던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로봇도 전장부품에 이어 스마트폰 공백을 메을 대체자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말 여러 조직에 흩어져 있던 로봇 관련 부서를 통합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하는 등 지속적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을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로 이관해 LG전자 5대 주력 사업(H&A·HE·MC·VS·BS) 군에 편입시키며 미래 성장동력으로의 육성 의지를 분명히했다.
아직 BS사업본부(지난해 매출 6조75억원·영업이익 4578억원)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지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되고 있는 AI도 기대주로 꼽힌다. LG는 올 초 LG전자를 비롯, 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AI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LG AI Research)'을 출범시키는 등 AI를 그룹 차원의 신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각 계열사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AI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LG전자는 주력 계열사로 사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가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해지면서 스마트폰 사업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대 주력 사업 중 하나에서 손을 떼는 과감한 결정이 LG전자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며 “스마트폰의 공백을 전장·로봇·AI가 완전히 메우면서 질적·양적 성장과 함께 포트폴리오 다양화까지 이뤄내는 것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