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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YS 길' 가는 안철수, 정치 '감' 잡았나

데일리안 부산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1.04.02 01:30
수정 2021.04.02 00:05

안철수, 박형준 돕기 위해 고향 부산 출격

"박 후보 꼭 뽑아달라고 왔다 아입니까!" 지지 호소

대승적 광폭 행보, '통 큰 리더십' 발휘한 YS 연상

朴 "안철수, 내년 새로운 리더십 희망" 치켜세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반송큰시장 앞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과 부산을 누비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안 대표는 사전투표일 직전인 1일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 '개근 도장'을 찍고 있는 안 대표가 부산까지 보폭을 넓힌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안 대표의 행보를 보면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보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YS의 '통 큰 리더십'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YS는 1970년 제7대 대선에 나설 신민당 후보 선출 과정에서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유진산 신민당 총재가 YS를 지지하고, DJ·YS·이철승 후보 3명이 붙은 1차 경선에서 YS가 최다 득표를 했다. 하지만 과반을 넘지 못해 2차 투표까지 하게 됐고, DJ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YS는 경선 패배 직후 단상으로 올라가 "김대중씨의 승리는 우리들의 승리이며 곧 나의 승리다. 나는 김대중씨를 위해 거제도에서 무주구천동까지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지 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YS는 전국을 돌며 DJ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해운대구 반송2동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 억양으로 "아마 (저를) 보시는 분들 중에 '쟈(쟤) 누고? 안철수 아이가? 와(왜) 여기 왔노?' 이렇게 말할 분도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박형준 후보 꼭 뽑아달라고 부탁드리러 왔다 아입니까!"라고 했다.


안 대표는 "저는 부산 사람이다. 할아버지는 부산상고, 아버지는 부산공고, 저는 부산고를 나왔다"며 "누구보다 대한민국 제2 도시 부산의 발전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박 후보가 그 일을 해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권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위선'과 '무능'"이라며 "부산 사람이라는 것이 부끄러운 조국(전 법무부 장관)부터 '재벌 저격수가'가 아닌 '임차인 저격수' 김상조(전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위선과 내로남불이 아니면 뭔가.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또 "우리나라가 105번째로 백신을 맞기 시작했는데 다른 나라들은 올해 내로 백신을 다 맞고 마스크를 벗는다고 한다. 외국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우리나라는 내년 여름쯤 돼야 겨우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이것보다 더 큰 무능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의 의미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과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꼭 박 후보에게 투표해서 부산 시민의 명예를 되찾고 자랑스러운 부산을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 후보는 부산까지 달려 와준 안 후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한껏 치켜세웠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안 대표가 안타깝게도 후보가 되지 못했지만 단일화 즉시부터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 불철주야 함께 뛰고 있다"며 "안 대표야말로 범중도보수통합의 기수이자 가장 큰 공헌자"라고 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관중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안 대표의 역할이 있기에 '내년 대한민국에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고 정권을 바꿀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반송큰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박 후보와 안 대표는 이날 합동유세 직후 반송큰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안 대표는 연신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박형준 후보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상인들은 "안철수 파이팅", "박형준 화이팅"을 외쳤고, 한 상인은 종이와 펜을 들고 와 박 후보와 안 대표에게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시장을 돌고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이 지나면 내년에 대선도 있는데 부산에 자주 올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받고선 "박 후보가 당선되면 고향 부산이 발전할 수 있는 생각을 말하러 찾아뵙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치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과거의 안철수가 아니다. 단일화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대승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을 돕고 있다"며 "재보선 후 이뤄질 야권 정계 개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안 대표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불복한 이인제, 2002년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했다가 투표 하루 전날 사실상 단일화를 파기한 정몽준 등은 결국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며 "그러나 '통 큰 리더십'을 발휘한 YS는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대통령이 됐다. 요즘 안 대표의 행보를 보면 YS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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