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대패’ 정몽규 회장 사과...일본 반응은?
입력 2021.03.28 10:35
수정 2021.03.28 10:38
한국에서의 거센 후폭풍 보도 "유례 없는 사과"
대한축구협회(KFA)가 한일전 완패에 대해 축구팬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2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KFA 홈페이지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게재했다.
정 회장은 “축구대표팀 한일전 패배에 실망한 축구 팬과 축구인, 국민 여러분께 축구협회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의 전력을 다질 유일한 기회라고 판단해 한일전이라는 부담에도 이번 경기를 추진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방역에 최선을 다해 무사히 경기를 치렀지만, 부족한 경기력으로 큰 심려를 끼쳤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서 펼쳐진 일본과의 A매치 친선전에서 0-3 참패했다. 후반 39분에야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할 만큼 졸전을 펼친 끝에 2011년 삿포로 참사(0-3패)에 이어 10년 만에 3골차 대패를 당했다.
손흥민-황의조-황희찬 등이 빠진 가운데 유일한 유럽파 선발이었던 이강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벤투 감독의 전술과 민망한 비매너 파울까지 범해 더 큰 실망을 안겼다.
협회가 경기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7년 만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재확산 국면에서 추진 단계부터 반대가 거셌던 한일전 패배에 따른 후폭풍의 세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과문에서는 참패와 별개로 일장기를 달고 뛴 대표팀 유니폼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 없어 축구팬들은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최근 친선경기에서는 두 나라의 국기와 경기가 열리는 날짜 등을 유니폼에 새겼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때도 멕시코, 카타르 국기를 달고 뛰었다. 하필 이번 한일전에서 상대 국가 일본이 유니폼에 일장기만 달고 뛰어 문제가 확산됐다.
한일전 후폭풍에 일본도 놀랐다.
27일 일본 사커다이제스트웹은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사과 성명을 냈다. 평가전 패배로 인해 협회장이 사과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한일전 후폭풍이 거세다”며 현 상황을 정리해 보도했다.
일본 축구팬들도 각종 커뮤니티에 “때 아닌 일장기 논란까지 일고 있다” “한일전에서 승리 외 기억에 남는 것은 비신사적인 반칙” “다시 한일전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