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오대영 별명, 김승규가 막았다
입력 2021.03.26 08:44
수정 2021.03.26 08:44
후반전에 긴급 투입돼 실점 위기서 결정적 선방
김승규 선방 아니었다면 더 큰 참사로 기록될 뻔
10년 만에 일본서 열린 친선 A매치가 또 한 번 굴욕적인 참사로 끝났지만 그나마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의 선방쇼는 패배 속 위안이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축구대표팀과 친선 A매치서 0-3으로 패했다.
10년 전 삿포로 원정서 세 골차로 패했던 대표팀은 또 한 번 굴욕을 맛봤다. 특히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합류하지 못한 수비진은 전반에만 2골을 내주는 등 처참한 수준으로 무너졌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골키퍼를 교체했다. 선발로 나선 조현우를 빼고 김승규를 투입했다.
뒤늦게 투입된 김승규는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8분 또 한 번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승규가 에사카 아타루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낸 뒤 리바운드볼까지 한 차례 더 선방쇼를 펼치며 실점 위기서 벗어났다.
만약 실점을 했다면 한국은 추격 의지를 잃고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후반 35분에는 1대1로 맞서는 상황서 아사노 타쿠마의 슈팅을 막아냈다. 최종수비수 김영권의 볼 처리 미스로 아사노가 김승규와 맞서는 실점 상황이 발생했는데 순간적인 판단으로 각을 좁혀 슈팅을 막아냈다.
하지만 선방쇼를 펼치던 김승규도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엔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자유롭게 헤딩을 하는 순간 한국 선수 누구도 그를 방해하지 못했다.
세 번째 실점을 내주자 한국 수비진의 집중력이 더욱 흔들렸다. 1분 만에 또 다시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을 허용했지만 김승규가 또 한 번 몸을 날려 선방했다.
후반전에 긴급 투입된 김승규는 결정적인 1대1 실점 위기를 두 번이나 막아냈다. 그가 아니었다면 벤투 감독은 20년 전 히딩크 감독에게 불렸던 ‘오대영’이라는 별명을 얻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