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험 규제 혁신 절실"

"보험업 허가에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IT 업무 포함해야"

"정부, 가격 통제 신중해야…상품개발 제한도 자제 필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5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험산업 대토론회'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보험연구원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 혁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5일 오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험산업 대토론회' 세미나를 온라인 중계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험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보험산업은 저금리·과다유동성 시대, 비대면 문화,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상시화, 빅테크 진입, 인슈어테크 확장으로 인한 경쟁 심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보험사는 상품·채널·자본의 구조개혁과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 소비자 보호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고, 정부는 경영 혁신을 유인하고 디지털 지원과 더불어 보험인프라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가 5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험산업 대토론회'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보험연구원

이어 주제발표를 맡은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는 코로나19 대충격으로 디지털 시대에 들어선 보험업계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효율성과 정부 규제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우선 "디지털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기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보험업 허가를 종목별로 열거하는 포지티브방식에서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고, 비의료건강서비스, 디지털 관련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T 업무를 포함하도록 인가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가격 통제는 엄격한 원칙을 적용해 시행돼야 하고, 상품개발에 대한 통제는 최대한 자제돼야 한다"며 "네거티브방식으로 불필요한 상품 규제는 제거하고, 상품개발 리스크는 기업의 책임이므로 보험사의 자본력 강화 및 자체 부채조정을 유도하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보험사들 역시 사업 다각화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 필요한 헬스케어서비스와 한국형 톤틴연금을 개발하고, 나아가 고용연금 도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더불어 국내 보험사의 해외시장 비중은 보험료의 2%에 불과한 실정인 만큼,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통해 정부와 감독당국이 제도를 마련하고 기업이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지속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