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도 ESG 경영 확대…새 먹거리 '기대감'
입력 2021.02.20 06:00
수정 2021.02.19 22:17
환경·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정책적 변화에 '촉각'
업계 신뢰 개선 넘어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로도 '주목'
국내 보험사들 사이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환경과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높아진 관심에 발맞춰 정부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되면서 보험업계의 대응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ESG 경영이 사회적 신뢰를 높일 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보험사들의 셈법은 한층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의 제고는 기업 경영의 목적이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며, 이는 환경 및 사회적 이슈의 해결을 통한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각성에서 기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목적은 기업경영을 통하여 단순히 주주의 단기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서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가치를 성취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이해관계자 중심 기업경영으로의 전환은 미국 주요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181개 주요기업 대표가 2019년 8월에 서명한 기업목적 선언의 내용을 통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이다.
해당 선언은 고객가치를 전달함에 미국 기업의 전통을 보다 심화시켜 고객의 기대에 맞추고 이를 뛰어넘는 방법을 선도하겠다는 내용이다. 직원들을 위한 투자를 통해 공정한 보상과 필요한 복지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신기술 습득을 위한 직무 실습 및 교육을 지원하면서 다양성, 포용성, 존엄성과 존중의 문화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공동체를 지원하면서 공동체 내의 구성원을 존중하고 모든 사업부문에서 지속가능한 행동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가치도 담고 있다. 또 회사에 투자와 성장·혁신을 위한 자본을 제공하는 주주들의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성과 주주의 효과적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다짐이다.
그 중에서도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지난 세대에 걸쳐 지구온난화와 부의 불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제고돼 왔으며, 국제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유엔을 중심으로 노력하고 있다. 유엔은 2015년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2030 목표를 설정했으며, 같은 해 12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을 통해 환경 및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인 목표를 정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ESG 책임투자 기반조성을 위해 ESG 관련 거래소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는 모든 코스피 상장기업에 대해 ESG 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높아진 ESG 경영 확대 요구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는 같은 위험에 처한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위험을 인수해 분산시키는 고유 업무와 이 과정에서 모아진 책임준비금 등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 투자의 측면에서 좌초자산으로 불리는 석탄산업 등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줄여나가며 환경 관련 책임을 이행하거나,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식이다. 이밖에 보험의 판매과정에 필요한 상품설명서를 전자적 방법을 이용해 개선하는 방법도 ESG 경영의 구체적인 실천 사례로 꼽힌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ESG 경영 확대를 통해 높아지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고, 보험산업의 사회적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과정에서 점차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녹색 인프라 투자 및 금융의 수요는 사업모형상 장기투자에 최적화 돼 있는 보험산업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 전반에 높아진 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은 보험사가 효과적인 ESG 경영을 통해 수익성과 함께 산업 전반의 사회적 신뢰도의 제고를 함께 얻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