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어렵고 귀찮아서" 기존 보험사에 또 가입…고착화 심화
입력 2021.02.09 06:00
수정 2021.02.09 01:57
금융위원회, 9일 '보험산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 발표
자동차보험 제외하곤 '비교 어려워' 응답…제도 개선 필요
자동차보험 가입자 2명 중 1명은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해·질병보험이나 저축성보험 등은 상품 비교가 쉽지 않아 여전히 보험설계사에 의존해 가입하거나 기존에 이용하던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보험산업 관련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가입률은 57%로, 전체 보험 상품군 중 가입경로가 유일하게 보험설계사(30.1%)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대부분 보험은 여전히 설계사를 통한 가입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생명보험을 보면 설계사를 통한 사망보험과 상해·질병보험, 저축성보험 가입비중은 각각 79.8%, 68.5%, 58.3%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에서도 상해·질병보험과 저축성보험 가입 시 설계사를 통한 비중이 각각 66.8%와 41%로 가장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대부분 보험상품의 상품 비교가 쉽지 않다고 답변했다. 특히 생명보험은 추가 보험 가입 시 기존 보험사를 선택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약 30%는 설계사 추천 또는 타사 비교가 귀찮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손해보험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보험기간이 1년인 자동차보험의 보험사 변경 여부에 대해 응답자 절반 이상(50.7%)은 회사를 변경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응답자의 약 79%가 '기존 회사에 만족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위원회 측은 "설문조사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의 약 30%가 기존 보험사에 고착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쟁도 평가에서 생명보험시장은 영업이익률과 신계약률, 사업비율 등을 고려 시 경쟁시장, 손해보험시장 중 일반손해보험은 '집중시장'으로 분류됐다.
한편 이번 경쟁도 평가는 해외사례 조사(영국)도 함께 이뤄졌다. 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 조사 결과 부가보험(특약) 가입 소비자 중 58%가 타 보험사 상품과 비교하지 않은 채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가입자 중 69%는 해당 보험 가격에 대해 알지 못했고, 가입자 중 20%는 수 개월 간 상품 가입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는 영국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국내 전화모집(TM)채널미스터리쇼핑에서도 일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전화를 통한 보험상품 권유과정 조사에서 절반 이상(57.8%)은 주계약과 특약을 구분하지 않고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료 역시 주계약과 특약 구분 없이 총 납입보험료만 설명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위원회 측은 "영국 FCA는 소비자가 보험계약 갱신 시 상품비교를 통해 더 유리한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과거 보험 납입액 정보를 제공하고, 4년 간 보험사를 변경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장조사 후 보험에 가입할 것을 안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또 유사한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여러 지표를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