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무서워서" 여성만 골라 침 뱉고 달아난 20대男

중랑구 일대서 여성 상대로 범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여성들만 상대로 침을 뱉고 도주한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정완 부장판사는 21일 상습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3)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80시간의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사회봉사, 치료감호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약 한 달 간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자전거를 탄 상태로 여성 23명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큰 소리를 내 놀라게 한 뒤 달아났다. 피해자 중에는 임산부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중 일부는 김씨의 침이 신체에 묻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할 정도의 정신적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해자를 놀라게 하고 도주하면서 뒤를 돌아보고 피해자가 당황하는 걸 관찰하며 즐기는 행위를 최소한23회 반복했다"고 지적하며 "범행 당시 피고인은 별다른 저항을 못하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직후 추적이 어렵도록 자전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범행 수법이나 횟수로 봤을 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일부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뱉은 침이 신체에 묻어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해야 하는 정신적 피해까지 받았다"며 "범행의 수법과 횟수를 볼 때 죄질이 상당히 무겁고 피해자의 절반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피해자 4명과 원만히 합의했다"며 "실제 코로나19 감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김씨는 재판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남성에게 침을 뱉기엔 제가 피해를 볼 것 같고, 일이 커질 것 같았다"며 여성에게만 범죄를 저지른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