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정세균이 이재명에 '단세포'라고 하자 "돼지 눈에는 돼지만"
입력 2021.01.08 09:52
수정 2021.01.08 09:55
정세균·이재명, 전 국민 재난지원금 놓고 '신경전'
정세균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나자" 이재명에 직격탄
친이재명계 정성호, 정 총리 향해 "천박한 말로 격 떨어뜨리지 않도록…"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 국민에게 4차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자고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작심 비판하자 친이재명계인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4선·경기 양주시)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눈길을 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는 말씀이 있다"며 "천박한 말로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더 조심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오직 국리민복만을 보며 더 겸손하게 묵묵히 일하자고 다시 다짐하며 일과를 시작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이 지사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정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4선 중진인 정 위원장은 지난 2017년 이 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최측근 인사다. 이 지사와는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이 지사와의 관계에 대해 "나는 33년 전인 1987년 3월 이 지사를 만나 지금까지 호형호제하는 동지이고 친구로 지내왔고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에서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 총리가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
정 총리는 지역화폐로 대해서도 "해당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는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며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재정이 소비되는 것은 기존의 방식대로 신용카드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지급해도 아무 문제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정 총리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저서 <진보와 미래>를 인용하며 "서슴없이 '관료에 포획됐다'고 회고하신 부분에서 시선이 멈춘다.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 있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이보다 더 생생한 술회가 있을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코로나와 양극화로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죽고 사는 문제'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때 (노 전) 대통령님은 어떤 말씀을 주셨을까"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이 지사는 지난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4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