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본경선 국민 100% 하겠다…범야권 통합경선이 국민의 명령"
입력 2021.01.06 14:47
수정 2021.01.06 14:48
예비경선·본경선 비율 변경…완전국민 본경선
안철수 등 당밖 후보들 본경선 '문턱' 사라져
'막판 단일화'서 '원샷경선'으로 물길 바뀔까
정진석 "범야권 통합경선에 무거운 책임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오는 4·7 재·보궐선거 후보 본경선을 100% 완전국민경선으로 치를 방침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본경선에 들어오라는 신호로, '막판 단일화' 쪽으로 흐르던 물꼬를 트는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6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본경선을 100% 국민경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의사를 모았다"며 "범야권 통합경선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의 발로"라고 밝혔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후보들 중 상위 4인을 선출하는 예비경선을 국민 100%,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본경선을 국민 80%·당원 20%로 할 것을 제안했다. 이 예비경선과 본경선의 비율이 뒤바뀌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 등 '당외 후보'들에게 본경선 '문턱'이 사라지는 셈이다.
정진석 위원장은 "경준위가 결정할 때와 지금은 정무적인 사정변경이 생긴 것 아니냐"며 "변화된 상황에 부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먼저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한 뒤, 안철수 대표와 '막판 단일화'를 한다는 '순차경선'이 불가피해보였던 흐름에는 제동이 걸리고,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이 함께 본경선을 치르는 '원샷경선' 가능성이 살아났다는 관측이다.
본경선에서의 투표 비율을 국민 100%로 하자는 안은 전날 공관위원회의에서 정진석 위원장이 직접 발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당위의 문제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통합경선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며 "범야권 통합 경선이 시대정신이고 국민들의 명령이며, 국민들께 가장 큰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공'은 안철수 대표에게로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정진석 위원장은 "한발 한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가는 게 승리의 길"이라며 "우리의 이런 자세 전환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자 후보를 선출한 뒤 '막판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선보였던 방식으로 진부한 측면이 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단일화 결렬' 위험성도 있다. 범야권 통합경선은 이러한 리스크가 사라지고 국민들에게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를 '원샷경선'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강온 양면 전략 구사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이 내부 경선을 거쳐 최종 단일후보 1인을 선출하면, 지금의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안철수 대세론'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후보 1명을 선출해서 나뉘어져 있던 지지율이 모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들어와서 경선을 하라는 뜻"이라며 "국민 100%로 본경선을 치른다는 것과 함께 압박과 손짓을 병행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