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發 '윤석열 탄핵론' 놓고 갈라진 민주당
입력 2020.12.27 09:00
수정 2020.12.27 05:58
김두관 "국회서 尹 탄핵 준비하겠다"
황운하 "탄핵소추하고 헌재 결정 기다리는게…"
허영 대변인 "헌재 기각 가능성…감정 컨트롤해야"
박수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신·민생"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법원이 지난 24일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집행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리자, 김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회에서 윤 총장 탄핵안을 준비하겠다"며 "검찰과 법원이 장악한 정치를 국회로 가져오겠다"고 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윤석열 탄핵론'에 선을 그으며 제도적인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개혁보다는 '민생' 문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총장) 탄핵은 헌법재판소의 기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도 감정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했다.
허 대변인은 "역풍의 빌미를 제공해선 안 된다. 법적 명분을 철저히 쌓아야 한다"며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자. 개방적으로 검사와 판사를 임용하자. 배심원제를 강화하자. 삼권분립을 더 명확히 하자"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검찰개혁도 결국 민심 없이는 '울리는 징'과 같을 뿐"이라며 "이제 민주당은 '냉정한 질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검찰개혁, 이제 입법과 국회와 민주당의 시간이다. '추미애의 시간'에서 '이낙연의 시간'으로 바뀌었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제도화하고,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불안도 해소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신'과 '민생'"이라고 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윤 총장 탄핵은) 좋은 전략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전 부의장은 "탄핵이란 고위공직자를 파면하는 절차인데,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면직도 아닌 정직 2개월 결정을 내린 것이 탄핵의 큰 장애"라며 "국회에선 (탄핵 의결이) 되지만, 헌법재판소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소리만 크고 실속 없는 탄핵보다 검찰 수사권 분리와 의식 있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뽑는 일이 지금 국회가 속히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윤석열 탄핵' 주장에 동조하는 일부 의원도 있었다. 황운하 의원은 "그가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검찰개혁'이라는 논리로 수사권을 남용하며 사실상의 정치행위를 하면서 정권을 계속 흔들어댄다면, 그래서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이 가속화된다면 이를 두고볼 수만은 없다"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가 탄핵소추를 하고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보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탄핵론'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함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이날 "일부 의원들의 충언을 잘 들었다. 하지만 검찰총장을 탄핵하지 않으면 제도 개혁에 탄력이 붙기 힘들다"며 "탄핵을 추진한다고 제도 개혁을 못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탄핵은 탄핵대로 추진하고 제도 개혁은 별도로 밀고 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