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망론 속 '광폭 행보'…호남 찾고 손편지까지
입력 2025.04.16 00:00
수정 2025.04.16 00:10
기아차 광주 공장서 미국 관세 우려 청취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내용 재차 언급
광주 '1000원 백반집'에 후원·손편지
일각선 대권 행보 시작했다는 해석도

6·3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한덕수 차출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한 대행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재차 언급하고 15일엔 호남을 찾으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과 연결 짓는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왔다.
한 대행은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오토랜드 광주 공장을 시찰했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첫 지방일정으로 광주를 선택한 셈이다.
한 대행은 이날 공장에서 기아차·현대차 임원들을 만나 "여러 가지 미국의 관세 정책 때문에 전 세계가 큰 충격과 이에 대해 어떠한 대응을 해야 될 것인가 하는 데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 4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서 일단 굳건한 한미 동맹 위에서 조선, 무역 균형, 에너지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이러한 협력을 기초로 해서 지금 높은 관세를 받고 있는 자동차 산업, 부품 산업, 철강·알루미늄 산업의 충격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35%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어 "자동차 산업의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AI(인공지능) 자율 제조 선도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우리 산업이 이러한 큰 충격에 대해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민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전날 총리서울공관에서 주재한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통화 이후 한국 등에 90일간 상호관세 적용을 유예하고, 우리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스마트폰·컴퓨터를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또 필요한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서 해결점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대행의 이날 광주 공장 방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행의 고향은 전북 전주다. 이에 국무총리실은 "미국의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로 우리 산업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 대행은 또 이날 광주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1000원에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을 사비로 후원하고 손편지를 전달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광주 공장 방문 이후 다른 일정 등으로 인해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 있는 '해뜨는식당'에 직접 방문하는 대신 총리실 직원을 통해 사비 격려금과 손편지를 보냈다.
한 대행은 손편지에서 "김윤경 사장님이 시작하신 1000원 백반 식당을 따님이 뒤를 이어 15년째 운영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치 않아 멀리서 감사 말씀만 전하고 갑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장 다른 점포 사장님들도 많이 도와주신다고 들었습니다. 대인시장과 해뜨는식당 모두 건승하셨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이번 주에 또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조선 업체 등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 대행은 이번 주와 다음 주 잇따라 외신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통상 전쟁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과 전략 등을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행은 이날 마감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의 최종 사퇴 시한은 내달 4일인 만큼, 무소속 출마를 고민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한 상황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 대행 대선 출마 시나리오는 무소속 출마 후 '개헌 연대'를 고리로 중도·범보수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