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블랙홀' 정국…여야, 쟁점마다 입장 '평행선'
입력 2020.11.26 11:30
수정 2020.11.26 11:3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징계청구 조치로 정치권이 '윤석열 블랙홀'에 빠져들었다. 여야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그리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26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는 각각 재선 때 여야 정당의 수석대변인을 지냈던 3선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연해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의 배경 △윤석열 총장의 정치 중립 위배 여부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 등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 배경은?
야당 "정권 사건 수사지휘 배제하다 안되니까"
여당 "재판부 사찰 충격적…납득할 수가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라는 무리수를 둔 것에 대해 야당은 '살아있는 권력' 청와대를 향한 수사 저지가 배경이라고 본 반면, 여당은 추 장관의 발표대로 이른바 '비위 혐의'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직무배제라는 초유의 상황이 제기된 배경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전 수석과 민주당의 여러 국회의원들이 관련된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월성 1호기 부당 폐쇄 사건은 정권의 몰락을 불러올 수 있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한 칼을 대니까 문재인정부가 방치했다가는 정권의 몰락이 오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며 "추미애 장관이 (개별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조치를 몇 번 하다가 도저히 안되니까 일괄적으로 모든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추미애 장관이 주장한) 재판부에 대한 사찰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담당했던 검사가 기소 유지를 위해 했다고 하는데, 기소 유지와 재판부의 성향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맞받았다.
추미애가 지목한 '윤석열 정치 중립 위반'은?
야당 "정권과 추미애가 만들어놓고 덮어씌워"
여당 "한 편에 선 것은 아냐…정치검찰 행태"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의 직무배제를 발표하며 지목한 이른바 '비위 혐의' 중 정치 중립 위반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이 나왔다.
야당은 윤 총장 스스로 정치 중립을 훼손한 게 아니라 현 정권과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의 국민적 지지를 올려놓고서 뒤집어씌운다고 비판했다. 여당도 윤 총장이 어느 정당의 편에 선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치검찰로서의 행태를 했다고 주장했다.
윤영석 의원은 "윤석열 총장은 정치 여론조사에 본인이 나오는 것도 제발 좀 빼달라고 요청을 한 사람"이라며 "윤석열 총장이 이렇게 국민적 지지가 높아진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억지로 몰아내려 하다보니 윤 총장에 대한 지지가 올라간 것"이라며 "현 정권이 만들고 추미애 장관이 만든 것인데, 왜 윤석열 총장에게 누명을 덮어씌우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홍익표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여당과 야당 중 어느 한 편에 섰다고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면서도 "본인 스스로 정치검찰로서의 행태를 했다"고 비판했다.
임명권자인 문대통령의 침묵, 과연 적절한가?
야당 "비위가 있든 없든 간에 입장 내놓아야"
여당 "정권 차원의 이유 없다…검찰개혁 해야"
윤석열 총장의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에 관해서 야당은 어떠한 경우라도 빨리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러나 여당은 대통령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며,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방향을 돌렸다.
윤영석 의원은 "평검사였던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승진을 시켰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바로 또 검찰총장으로 만든 게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우리 윤 총장'이라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하라'고 한 것도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총장이 비위가 없다면 추미애 장관이 잘못한 것이고, 만약 비위가 있다고 한다면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을 잘못 보고 임명을 잘못한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든 간에 문 대통령이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다그쳤다.
반대로 홍익표 의원은 이른바 라임 사태에 거론됐던 강모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가리켜 "청와대에서 만났는데 돈 5000만 원을 어떻게 들고 들어가느냐"며 "정권 차원에서 대통령이나 청와대 권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권력형 게이트지만, 현재로서는 금융사기 사건이라 정권 차원에서 막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빨리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