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오늘 신주발행 가처분 심문…아시아나 인수 첫 고비
입력 2020.11.25 09:09
수정 2020.11.26 10:42
유상증자 납입일 다음달 2일…이르면 이번주 결정
자금 수혈 없이 인수 불가능…“대량 실직 가능성도”
KCGI가 신청한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가처분 심문이 25일 이뤄진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산업은행의 유상증자가 항공산업 재편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업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5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문한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 다음달 2일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직후부터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증에 대한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제3자 유상증자 여부는 법원이 신주 발행 목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KCGI의 주장대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인정될 경우 가처분이 인용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역시 무산될 수밖에 없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 측면에서 산업은행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이전에 항공업계의 운명이 좌우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법 제418조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6항에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 없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항공산업 재편 역시 전면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이는 대량 실직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우려가 높다.
한진그룹도 이점을 두고 KCGI의 행보가 무책임하다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진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부실항공사 통합이 절박하다면서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KCGI의 주장은 반대로 통합 후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KCGI는 일본항공의 경우와 같은 고통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지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존폐 위기의 항공산업이 처한 시급성을 감안해 진행된 이번 인수 절차를 ‘투기자본행위’로 모는 KCGI의 주장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어찌되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이기적인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