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박탈’…결승타 때린 알테어 ‘오늘의 깡’ 제외
입력 2020.11.24 00:01
수정 2020.11.23 23:22
한국시리즈 5차전 5회말, 플렉센 공략 결승타
1차전 '노 마스크' 논란 여파로 수상 못해
결승타는 애런 알테어가 터뜨렸지만 ‘오늘의 깡’은 양의지가 받았다.
NC 다이노스는 23일 고척스카이돔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5-0 완파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 우위를 점한 NC는 통합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8번 타자’ 알테어가 1차전 결승 3점 홈런에 이어 5차전에서도 결승타를 뽑았다.
플렉센과 구창모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0-0 팽팽하게 맞선 5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알테어는 플렉센의 강속구(시속 151km)를 공략,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균형을 깬 알테어의 적시타는 NC의 결승타가 됐다.
그러나 ‘오늘의 깡’ 수상자는 알테어가 아닌 양의지였다. '오늘의 깡'은 KBO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농심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 중 하나로 매 경기 결승타 주인공에게 상금 100만원을 전달한다. 양의지가 1-0 앞선 6회말 투런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지만 결승타는 아니었다.
1차전 마스크 거부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알테어는 지난 18일 1차전에서 결승타를 치고 '오늘의 깡' 수상자가 됐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이 곤란하다”는 난해한 해명과 함께 시상 행사와 수훈선수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후 KBO는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위반한 알테어에게 벌금 20만원을 부과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 가운데 동료들은 물론 관중들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알테어만 튀었다. 매 경기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NC 다이노스를 열렬히 응원하는 구단주 김택진 엔시소프트 대표이사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실망한 야구팬들은 거세게 질타를 쏟아냈고, NC 구단 측도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곤욕을 치렀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알테어는 다음날 구단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에도 미흡했다.
이번에는 시상하는 쪽에서 알테어를 거부했다. ‘노 마스크’ 논란을 일으키며 상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 없는 선수에게 굳이 시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박탈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굳은 신념이라든지 혼자만의 심오한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편을 감수한 채 참가한 다른 선수들과 관중들을 떠올리면 도무지 수긍하기 어렵다. 사실상 박탈로 보이는 KBO의 이번 조치를 야구팬들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