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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코로나 백신 지원' 다음날…북한 "없어도 살 수 있어"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11.19 15:30 수정 2020.11.19 15:38

"국경 밖 넘보다가 자식들 죽일 건가"

지난 8월 김정은 '외부지원 거부' 노선 재확인

서울의 한 병원 간호사가 독감 백신을 꺼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대북 지원 가능성을 피력한 지 하루도 안 돼 북한이 외부지원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비상방역사업은 당과 국가의 제일 중대사'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조국 수호 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지 못한다면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 무서운 병마에 농락당하게 된다"며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많은 나라에서 악성 전염병의 2차 파동으로 방역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방역 전선이 흔들리면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이 위태롭게 된다. 다른 사업에서는 설사 잘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또 시정할 수도 있지만, 오늘의 비상방역전에서는 사소한 실책과 오유(오류)도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방역 자력갱생'은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내외에 선포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기록적인 폭우와 잇따른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었던 지난 8월 정치국 회의를 열고 "그 어떤 외부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했었다.


당시 그는 "세계적인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은 큰물(홍수)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며 국경을 더욱 철통같이 닫아 매고 방역사업을 엄격히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태풍피해 지역에서 현지 지도에 나선 모습(자료사진). ⓒ노동신문

코로나19를 매개로 북한과의 접점을 만들어보려던 한국 정부 구상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KBS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만약 남북이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한으로서는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도 했다.


국내 물량이 미처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의사까지 밝히며 손을 내밀었지만, 북한이 하루도 되지 않아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입지만 곤궁해졌다는 지적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 남측에서 북측 판문각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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