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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문화, 어른들을 잡아라③] 유튜버가 된 엄마 아빠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1.19 09:59
수정 2020.11.19 10:00

ⓒ주부아빠, 해그린달 유튜브

“어쨌든 주부가 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요즘은 인생이 100세 시대잖아요. 나이 40대 중반에 오니까 지금 도전을 하지 않으면 언제 도전해보겠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튜버 주부아빠가 ‘스카웃 제안 대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다-40대 유튜버에 도전하라’란 영상에서 유튜버가 된 이유를 밝히며 한 말이다.


주부아빠는 IT 20년 경력의 직장인으로 업계에서 인정받았지만, 늘 같은 일상을 사는 것이 맞을까란 고민을 하다, 유튜버에 도전했다. 2018년에 시작해 2020년 현재 구독자 수는 8만명으로, 그의 구독자들은 “영상을 보고 용기를 얻고 나도 유튜버를 시작했다”, “스토리와 메시지가 와닿았다.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등 자신의 인생 고민을 털어놓는가 하면, 주부아빠의 영상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는 댓글들을 남기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젊은 세대들 뿐 아니라 엄마, 아빠란 타이틀을 내세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눈에 띄고 있다. 해그린달은 주부로, 18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해그린달은 자신의 일상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연출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인테리어, 간단한 요리 레시피, 또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삶의 노하우를 자막을 통해 전달한다.


해그린달의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은 지나버린 시간은 늘 아쉽지만 충분한 날들이 남아있기에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로, 영상 중 가장 높은 109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특별하지 않지만 주부의 일상과 삶의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했다.


유튜버 거누파파는 딸과 반려견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로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거누파파는 자신을 은퇴한 아빠라고 소개하고 있다. 거누파파 역시 특별한 콘텐츠가 아닌, 보통의 가족에게서 있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짧게 편집해 올리고 있다.


유튜브 시장에 중장년층이 1인 방송 콘텐츠 생산자로 나서면서 은퇴 후 삶을 새롭게 꾸려갈 무기, 혹은 더 늦기 전에 해봐야 할 도전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SBS아카데미컴퓨터학원에 다니며 유튜버를 준비하는 서종아(57/가명)씨는 “아들이 유튜버인데 요리 영상을 콘텐츠로 만드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 관심을 갖게 됐다. 아들 도움에 기대지 않고 혼자서 촬영과 편집을 해보려고 다녀보고 있다. 아직도 낯설고 어렵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에 다니면서 유튜브를 병행하고 있는 직장인도 있었다. 손종호(38/가명)씨는 “회사에서 유튜브를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방침이 애매해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몰라 아직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업무를 보고 주말에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나 일상 브이로그, 제품 리뷰 등을 하고 있다”면서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유튜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장년층의 유튜버 도전은, 자신이 직접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꼽았다. 서종아 씨는 “TV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은 한계가 있고 유튜버가 더 친근하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하더라도 깨끗한 부엌에 정돈된 재료, 계량컵 등을 가지고 하는데, 실제 부엌에서 그렇게 준비를 하고 요리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유튜버들은 실제 자신들이 쓰는 부엌에서 요리를 해 더 친근감을 주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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