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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파업 손실 심화…'2년 단위 교섭' 타협점은 없나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11.17 11:06 수정 2020.11.17 11:09

노조 12일간 장기파업으로 2만대 생산손실

2년 단위 교섭 수용시 근로자들도 불확실성 제거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이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2년 단위 교섭’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다.


17일 한국GM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부터 나흘간 전·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6일, 9~10일, 11~13일 등 총 8일에 걸쳐 부분파업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부분파업까지 더하면 총 파업 일수는 12일에 달한다.


한국GM은 앞선 8일간의 부분파업으로 1만2000대의 생산손실을 입었으며, 이날부터 나흘간 부분파업이 추가로 이뤄질 경우 생산손실은 총 1만60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도 계속되고 있어 이를 포함하면 도합 2만대 이상의 생산손실이 예상된다.


사측은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전략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수출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차 효과가 반감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2년 단위 교섭 철회와 부평공장의 미래 발전방안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왔다.


이 중 부평공장 미래 발전방안과 관련해서는 사측이 이미 215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글로벌 CUV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파업을 단행했고, 사측은 투자 계획을 전면 보류한 상태다.


결국 노사 갈등 해소는 2년 단위 교섭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는 데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사측은 노조에 임금교섭 주기를 2년으로 바꾸면서 기본급 2만2000원 인상과 함께 2년치 성과급 규모를 800만원까지 늘려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의 400%+600만원 등을 요구한 상태지만 금액보다 2년 단위 교섭에 대한 반발이 크다.


노조 집행부는 금속노조의 지침이 매년 임협을 갱신하도록 돼 있는데다, 2년 단위로 교섭할 경우 교섭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사측의 제시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장기 불황 시기에는 근로자 입장에서도 회사 실적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2년간 예측 가능한 임금 인상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 교섭의 기준이 되는 올해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 시점에서 미리 내년치 교섭을 해 놓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많은데, 올해 2년 단위 임협을 미리 해놓는다면 근로자들도 확정적인 금원 수입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산직 근로자들도 임단협 주기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협회와 중견기업연구원이 지난 7월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업계 130개사, 6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산력 확충 및 생산성 제고방안 마련 과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3.7%가 적절한 임단협 주기로 ‘2년 이상’을 택했다.


특히 응답자 중 생산기술직 직원들은 77.8%가 임단협 주기로 2년 이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관리직을 포함한 전체 비율보다 높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사가 매년 임협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는 기업 경영에 있어 불확실성 요인이 될 뿐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임금 손실(파업 등에 따른)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면서 “임협 주기를 늘려 소모적 대립을 최소화하는 게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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