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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발 후협상'…북한의 대미전략, 이번에도 이어지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11.15 09:00 수정 2020.11.15 00:18

北, 美 '정권 과도기'에 군사도발 가능성

'신무기' 실전배치 위해 시험발사할 수도

'단계적 비핵화' 앞두고 역량 최대화 필요성

일각선 관망세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조선중앙TV

북한이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맞춰 군사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 주인이 바뀌는 '과도기'에 무력시위를 통해 '몸값'을 올린 뒤 협상을 꾀하는 북한의 '오래된 전략'이 이번에도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향후 몇 주 안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입성이 기정사실화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차원에서 군사행동을 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오바마·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에도 군사도발 카드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3일 만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75일 만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맞닥뜨려야 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차관보 출신인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국내 문제를 포함한 다른 현안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은 미국이 자신을 주목하게 만들 방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 대응 △경제회복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를 흔들기 위해 도발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가칭 화성-16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 4-ㅅ) 등의 실전배치를 위해 시험발사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북한이 바이든 당선인이 시사한 핵군축 등 '중간단계 합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협상에 앞서 군사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2000년대 초부터 일관되게 요구해온 '단계적 비핵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리한 협상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확실히 증명하려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대선 TV토론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핵능력 축소'를 언급하며 "반드시 핵 없는 한반도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실무협상을 바탕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한 뒤, 정상회담을 통해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자료사진)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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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북한이 관망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先)도발 후(後)협상' 카드가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노선을 지켜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는 데 시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군사도발이 현실화 할 경우, '잘못된 행동에 보상을 줘선 안 된다'는 미국 내 비판여론이 거세져 바이든 당선인의 운신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북측이 신중하고 현명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전환 시기에 대처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자료사진)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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