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북한, 미국 대선에 '침묵'
입력 2020.11.10 11:52
수정 2020.11.10 11:53
북한 매체, 80일 전투·코로나에 방점
통상 패자 승복 선언 후 보도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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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요매체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사흘째 침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 의지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명확한 결론이 날 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매체들은 미국 대선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이 자력갱생 일환으로 추진 중인 '80일 전투'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소식 등을 비중 있게 다뤘다.
당 창건 75주년(10월10일)을 전후해 공개 행보를 활발히 이어갔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20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최근 대외 행보는 지난달 21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중공군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평안남도 회창군 소재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참배했다.
북한은 그간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승패를 알리는 짤막한 보도를 내놓곤 했다. 다만 관련 보도 시점이 '패자의 승복 선언 이후'였다는 점에서 이번 미 대선 관련 보도를 내놓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복 선언을 한 다음날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16년 대선 다음날인 11월 9일, 클린턴이 패배를 인정한 후 (북한이) 10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 실패를 주장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트럼프 대통령(당시 당선인)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은 채 '새 행정부'가 들어서게 됐다고 언급하며 '건조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던 지난 2008년에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승복선언을 한 후 "공화당 후보인 상원의원 매케인을 많은 표 차이로 물리쳤다"며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2년에는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승복 선언 3일 뒤 노동신문을 통해 재선 사실을 단신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사실상 당선 확정되었음에도 현재까지 반응 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연설이 없어서인지, 중국·러시아 등 다른 주변국 동향 등을 살펴보며 관련 추이를 분석해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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