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드롬①]민주당 긴장...'尹 대권주자 1위' 평가절하
입력 2020.11.12 00:00
수정 2020.11.11 22:51
與지도부 "일시적인 현상·자기 정치 결과"
추미애 "사퇴하고 정치해라" 비아냥
당 일각선 '자성 목소리'도 흘러나와
"尹 1위, 민심이 정부·여당에 경고한 것"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겉으로는 "일시적인 현상" "자기 정치 결과" 등으로 진단하며 평가절하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배경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응답률 3.8%)에 따르면, 윤 총장은 24.7%로 가장 높았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2.2%로 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4%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5.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2%), 심상정 정의당 대표(3.4%) 순으로 나타났다. 윤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조사대상에 포함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애당초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꼽힌 것 자체가 그만큼 정치적 편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윤 총장이 정의라는 탈을 쓰고 검찰이라는 칼을 휘둘러 자기 정치를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지금 야권이 너무 지리멸렬한 상황이니, 보수층에서 '우리도 힘을 모으자'는 마음으로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대선후보로서 검증을 받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갈 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2016년 6월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올랐던 여론조사 자료를 올리며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적었다. '윤석열 신드롬'도 '반기문 신드롬'처럼 '반짝 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총장의 지지율은 거품"이라며 "지난 대선 정국 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여의도에 오기 전에는 대선주자 지지율 1위였는데, 3주 만에 낙마하지 않았나. 윤 총장도 원래 정치권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권 검증을 버텨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윤 총장 지지 세력은 정부·여당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윤 총장이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한 것은 민심이 정부·여당에 보내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이 현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강원도 원주 현장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직 검찰총장이 대권주자 1위로 나온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별로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추미애 법무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윤 총장이 오늘 대권후보 (여론조사) 1위로 등극을 했는데, 사퇴를 하고 정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 총장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고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다 추미애 장관 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