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목장의 결투' 앞두고…여야, 살얼음판 위의 '협치 훈풍'
입력 2020.11.06 14:20
수정 2020.11.06 14:24
여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지지 '한목소리'
부산 여야정 정책협의서 민생 예산 확보 위한
초당적 협력 약속한 공동성명서도 채택
그러나 보궐선거 임박할수록 극한 대립 전망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의 결투를 앞둔 여야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 속에 '협치 훈풍'을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최근 한목소리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특히 부산의 여야 국회의원들은 본격적인 예산 시즌을 맞아 지역 현안 해결 및 민생 예산 확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여러분의 간절한 요구 그대로 부·울·경의 희망 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바로 이튿날인 지난 5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정부가 결정할 경우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겠지만, 가덕신공항으로 결정되면 우리도 조속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부산 여·야·정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박재호 민주당·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한 부산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이 민생 예산 확보 등을 위한 공동 성명서를 채택하며 협조 의지를 다졌다.
해당 성명서에는 내년도 예산 확보를 위한 공동 노력을 약속하는 것 이외에도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대한 정부의 결단 촉구 △부산 인구 감소 등 수도권과 지방 격차 해소를 위한 지방자치 분권 확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한 협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는 부산 여야 의원 18명 중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17명이 모두 참석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여야 지도부는 물론 부산 여야 의원들이 모처럼 보기 힘든 '협치 정신'을 실현하는 듯 보이지만, 이 같은 모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올수록 여야는 날카롭게 대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는 한 치의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텃밭 탈환을 벼르고 있고, 민주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총력을 쏟아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