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부담 1%p 내리면 설비투자 6.3% 늘어난다"
입력 2020.11.03 06:00
수정 2020.11.02 14:38
한경연, 법인세율의 설비투자 영향 분석 발표
한국, 10년간 법인세율 상승폭 OECD 중 4위
지금이라도 법인세율 내려 기업 투자의욕 높여야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 3%p 인상 후 설비투자가 2018∼2019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가운데, 법인세 평균실효세율을 1%p 낮추면 설비투자가 6.3%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법인세율이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 및 법인세부담 수준 국제비교'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내놓고 경제 성장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법인세율 인상 후 설비투자 2년 연속 감소
법인세 부담 1%p 낮추면 설비투자 6.3% 증가
1980년 40%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던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8년 22%에서 25%로 3%p 인상됐다.
한경연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후 설비투자증가율은 2018∼2019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며 "설비투자에 여러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법인세율 인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이 수행한 회귀분석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부담(평균 실효세율)이 1%p 낮아지면 설비투자는 6.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19년 최근 4년간 설비투자 증가율과 해외투자 증가율 추이를 비교해보면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국내투자 및 해외투자 실적의 명암을 가르는데 일정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실제로 법인세율 인상 후 국내 설비투자증가율이 2년 연속 감소하는 동안 해외투자증가율은 2017년 11.8%에서 2018년 13.9%, 2019년 24.2%로 2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최근 10년 법인세율 상승폭 OECD 중 4위
GDP 대비 법인세수 6위, 법인세수 비중 3위
우리나라 기업들의 세부담은 선진국과 비교 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1∼2020년 중 법인세 최고세율 상승폭은 3.3%p로(지방세 포함) OECD 4위를 기록했다.
동 기간 OECD 37개국 중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칠레, 라트비아, 그리스, 한국 등 8개국, 인하한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 19개국이었고, 호주 등 10개국은 같은 세율을 유지했다.
세 부담 증가속도 순위는 물론 절대수준 순위도 OECD 상위권을 기록했다. 2018년 기준 GDP대비 법인세수 비율은 4.5%로 OECD 6위, 전체세수 중 법인세수 비중은 15.7%로 콜롬비아와 칠레에 이어 OECD 3위였다.
법인세 부담 완화가 국제적 추세인데
한국은 최고세율 인상하며 흐름 역행
"법인세율 낮춰 기업 투자의욕 높여야"
한경연은 "법인세율은 기업 투자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주요요인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이 기업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2011∼2020년 중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8개국에 불과한데, 여기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조세부담 수준도 상위권에 속해 있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성장시켜 나가는 기업의 기능과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경연은 우려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것은 저성장 국면 진입이라는 경제 진단과는 반대되는 처방을 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법인세율 하향조정으로 세부담 완화의 국제흐름에 동참해 기업 투자의욕을 높이고 성장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