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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컴퍼니로 변신 꾀하는 이유…‘산업 혁신’ 리더 노림수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0.10.14 14:50
수정 2020.10.14 14:52

‘완벽 통신망’ 위해 개발한 ‘4대 AI 융합 엔진’ 무기

‘생존 필수조건’ 된 기업 DX 수요 겨냥…B2B 공략

홍경표 KT 융합기술원장 전무가 1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AI 융합기술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단순히 사람 대신 기계가 일하는 시대를 넘어 사람보다 똑똑해진 인공지능(AI)이 기계를 부리는 세상이 왔다. 정보기술(IT)기업뿐 아니라 제조·유통·의료 등 산업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디지털전환(DX)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아직 국내에서 ‘통신사’로 인식되는 KT가 ‘AI 컴퍼니’로의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완벽한 통신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개발한 자사 AI 기술을 기업 DX에 적용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KT는 1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AI 융합기술 설명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홍경표 KT 융합기술원장 전무는 “기업들의 DX는 금융·운송·에너지·자동차 등 각 산업에서 지속 추진되고 있고, 이제 DX를 통해 업무를 최적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져 (다른 기업에) 잡아먹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실제 DX 이후 이익 증가율이 3배 이상 오르고 생산성 개선도 2.7배 이상 차이난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업 경영진들이 DX를 시행하기 전 의사결정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실패의 가능성을 두려워해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점이다.


홍 전무는 “결국 기업 DX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있지 않은 이상 힘들다”며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KT는 (큰 비용과 인력이 필요치 않은) 서비스형으로 (DX에 필요한 요소들을) 플랫폼화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필 KT 인프라인텔리전스 담당 상무가 1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AI 융합기술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KT는 회사가 가진 핵심 자산인 ‘네트워크’에 AI를 접목해 만든 3가지 ‘닥터(의사)’가 잦은 오류(병)를 앓고 있는 기업들의 다양한 문제를 치료해줄 것으로 자신했다. KT는 이날 자사 4대 AI 엔진인 ‘네트워크 AI’, ‘기가트윈’, ‘로보오퍼레이터’, ‘머신닥터’를 공개했다.


이종필 KT 인프라인텔리전스 담당 상무는 “아직 KT 왜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지에 대한 의심이 많은데, 답은 간단하다”며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대한민국 네트워크 최고 강자인 KT가 고장이 나면 즉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이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KT 통신망에 적용된 기술인 ‘닥터로렌’은 유선 네트워크, ‘닥터코어 IP’와 ‘닥터케이블’은 외부 통신 시설(OSP)을, ‘닥터와이즈’는 롱텀에볼루션(LTE)·5세대 이동통신(5G)과 같은 무선 네트워크를 책임지고 있다.


그동안 고객이 KT 인터넷(IP)TV를 이용하다가 장애가 발생하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고 기사가 이를 수리하기 위해 현장에 나가야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이제 닥터로렌이 장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생기기 이전 고객들에게 장애가 발생할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는 식이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고객사는 우정사업본부다. KT는 올해 5월 전국 우정망에 이를 적용해 하루 10만건의 경보를 분석하는 등 업무 효율화에 성공했다.


이 상무는 “기술을 도입한 뒤 우정사업본부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전에는 많은 경보로 인해 네트워크 관리가 쉽지 않았는데, 현재는 닥터로렌이 경보 원인을 핀셋처럼 콕 찍어 알려줘서 고장 분석이 아주 쉬워졌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자경 KT 인더스트리 AI 플랫폼 태스크포스(TF)장 상무가 1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AI 융합기술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제조업 분야에서는 인더스트리 AI인 ‘로보오퍼레이터’과 ‘머신 닥터’ 기술을 활용한다. 로보오퍼레이터는 설비제어에 특화된 AI 엔진이다. 복잡한 설비 구조를 빠르게 학습해 목적 맞는 최적화된 제어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이 AI 엔진은 다양한 설비(냉난방·전력·생산·공작·신재생 등)와 쉽게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KT광화문빌딩 이스트, LS타워, 대전 세이브존 등 6개의 건물에 적용돼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최대 18%의 냉난방용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한자경 KT 인더스트리 AI 플랫폼 태스크포스(TF)장 상무는 “로보 오퍼레이터를 통해 경험에 의존한 설비 운영을 AI 기반 자동 제어로 전환해 운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시간대별 쾌적한 업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신 닥터는 소리·진동·전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계 결함을 학습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직접 진단해준다. 머신 닥터에는 고객의 설비 환경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맞춤 형태로 조언해 주는 셀프러닝 기능이 탑재됐다.


한 상무는 머신 닥터를 적용한 예로 두산산업차량 지게차 냉각팬 소리 분석 사례를 소개했다. 사람의 귀로는 정상과 오류 상황에서 나는 냉각팬 소리가 동일하게 들리지만, AI는 오류 상황에서 나는 소리를 알아듣고 알람을 준다.


홍 전무는 “KT가 보유한 AI 기술력을 발판으로 통신·비통신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과학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플랫폼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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