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놓은 당상 아닌데"…국민의힘, 서울·부산 보궐선거 앞두고 '삐걱'
입력 2020.10.13 12:22
수정 2020.10.13 13:14
당 명운 걸린 선거인데…출발부터 '불협화음' 감지
경준위 구성 과정서 지도부·사무처·구성원 간 잡음
지도부 수습에도…출마 의사자 경준위 합류에 '뒷말'
장제원 "보궐선거는 우리의 한 줄기 빛…당 운영방식 바꿔야"
4·15 총선 패배를 경험한 국민의힘에게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 보궐선거는 당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출발 지점부터 당내 구성원 간 '불협화음' 감지되며 당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기류는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준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감지됐다. 당초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김상훈 의원으로 교체되는가 하면 조직 명칭 자체도 '선거기획단'에서 '경선준비위원회'로 급작스럽게 바뀌는 등 이례적인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각각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사무처의 일처리와 소속 인사들 간 의사소통 부재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사실도 복수의 비대위 관계자를 통해 전해졌다.
13일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된 갈등설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잡음이 있지 않다"며 "내가 보기엔 경선준비위원회가 확정되기도 전에 특정 이름이 언론에 노출돼 언론이 그렇게 판단한 것이지, 실질적으로 하등의 잡음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 또한 "잡음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있었던 것"이라며 "경준위 구성을 어떻게 하고, 위원회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수습에도 불구하고 갈등설의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준위 구성 면면을 둘러싼 당내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선거에 직접 출마가 거론됐던 인사들이 경준위에 합류한 것을 두고 공정성 시비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는 모양새다.
한 비대위 핵심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본인이 직접 플레이어로 뛰고 싶은 욕심이 있는 인사들이 룰을 만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지도부 차원에서 경준위 역할에 일정 부분 제한을 둔다 하더라도 정치권과 국민의 이목이 한 데 집중되는 자리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 같은 형평성 시비를 의식한 듯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경준위원 사퇴의사를 밝혔다. 당 안팎에선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선동 사무총장의 사퇴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앙핵심당직자의 경우도 거취 표명을 명확히 해야 향후 공정성 시비에 따른 불이익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상욱 원장의 사퇴와 함께 사무총장의 거취에도 물음표가 달리지 않겠는가, 당연직 명목으로 적당히 넘어갈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당의 명운이 걸린 선거를 앞두고 삐걱대는 당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지도부의 유연한 리더십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준비위원회 구성문제로 내부갈등이 있었나 보다. 모든 정치일정과 인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비대위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외부로 드러난 것"이라며 "비대위는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보궐선거는 우리에게 주어진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라며 "김종인 위원장은 당 운영 방식을 확 바꿔야 한다. 지지율 정체, 싸우지 못하는 약한 야당, 자꾸 짜증만 내는 비대위에 많은 당원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돌아서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