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입력 2020.10.07 14:12
수정 2020.10.07 14:15
스마트폰의 기능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정보 검색, 영화 감상, 음악 듣기 등 다양한 것들이 손 안에서 해결된다. 특히 스마트폰의 발전한 카메라 기능은, 따로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만큼 대체 가능해졌다.
이와함께 스마트폰 영상의 기능도 플랫폼 확대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일 '몸값', '콜'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은 영화 '하트어택'을 공개하며 스마트폰으로만 영화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하트 어택'은 배우 이성경이 출연했으며 삼성에서 지원을 받은 갤럭시S20 Ultra로 촬영된, 일반인들이 보기에 보통 영화와 다르지 않은 퀄리티로 완성됐다. 이충현 감독과 김상일 촬영 감독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들며 유동적으로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꺼내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고 장점을 어필했다. 그러면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민들 수 있다는 인식은 새롭지 않다. 10년 전인 2010년에도 비슷한 프로모션이 존재했다. KT가 스마트폰 홍보의 일환으로 후원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파란만장'이 2011년 1월 극장에 걸렸다. 아이폰4로 30분 분량의 HD 영화로 오광록이 주연을 맡았으며 빼어난 영상미로 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2011 칸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됐다.
이후 KT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올레스마트폰영화제를 개최하며 영화 준비생과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준익, 박찬욱, 배두나, 김선호 등 충무로 유명 감독과 배우를 집행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기용해 행사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현재는 예천국제스마트폰영화제가 지난해부터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홍보에도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건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영역이다. 브이로그, ASMR, 먹방, 리뷰 등의 아마추어 영상들은 쏟아져나오는 반면, 영화는 전문적인 카메라 기능을 알아야 점에서 자연스레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유영 감독은 "결국 전문적인 팀과 실력까지 겸비해야 가능하다. 카메라 앵글과 렌즈감, 그리고 촬영 베이스를 다 이해해야 해서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영화 찍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은 일반 카메라보다 디테일 한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걸 감안하고 좋은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오히려 더 전문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하트어택'에 사용된 갤러시S20은 동영상 모드에서 FHD, 4K, 8K까지 지원, 짐벌 기능인 슈퍼 스테디 기능을 갖추며 기술력을 높였지만 촬영 설정에 따라 사용이 제한돼 있다. 예로 일반과 프로 동영상 모드로 선택해 촬영할 수 있는데 이 때 프로 촬영 모드에서는 8K가 지원되지 않으며, 8K는 24프레임만 고정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슈퍼스테디 모드에서는 슬로우모션으로 촬영이 되지 않았다.
김상일 촬영 감독 역시 '하트어택' 제작발표회에서 촬영 장면에 맞게 일일히 터치해 세팅해야 하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하트 어택'처럼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영화 제작사, 그리고 전문적인 스태프들이 모이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화의 퀄리티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미러리스와 DSLR 카메라를 스마트폰이 대체해 영화를 찍기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