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카드 꺼내든 개미…거래대금 줄고 신용융자도 뚝
입력 2020.10.07 07:00
수정 2020.10.06 16:33
개인 4거래일 연속 팔자 우위...지난 5일엔 5500억원 순매도
개인 수급불안 고조...약세장 소방수 역할 지속 한계 봉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이후 폭락장의 지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동학개미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거래대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신용거래도 큰 폭으로 줄었다. 대주주 요건 완화로 개인 수급 불안이 야기된데다 증권사들의 신용대출 제약으로 개인들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추석 연휴 직전과 이후 4거래일 연속 7714억원의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3억원, 642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지난달 28일부터 매일 1000억원 이상 매도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일 개인은 무려 5500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한달전 대비 큰 폭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6일 거래대금은 10조8022억원으로 한달전 보다 9조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신용공여잔액은 오히려 17조원대에서 16조원대로 급감하는 등 분위기가 사뭇 한달전과 달라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그동안 개인의 수급은 매수 일색으로 증시 하락을 방어하고 상승을 주도하는 주체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초만해도 매수 공세를 강화했다. 지난 8월 말 1조5000억원을 순매수한 개인은 지난 4일에도 1조2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1조원대 순매수로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초 누적기준으로 살펴보면 개인은 44조7999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조2079억원, 20조5188억원을 순매도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이후 순매수 규모 상으로 볼때 개인의 증시 방어 역할이 컸다"며 "연초 이후 코스피 등락과 개인 순매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면 증시가 많이 하락했을 때 개인이 특히 매수를 많이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수록 증시 하락도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면 개인이 공격적인 순매수에 나섰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대외 이슈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을 방어하던 개인 수급 불안이 다시 고조됐다. 사실상 개인 수급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기술주 조정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유동성 장세는 여전하지만 개미들의 매수세가 크게 준 배경에는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 분위기와 대출 규제 및 대주주 요건 완화의 세법 개정안의 영향이 큰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증시불안 요인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향후 개인 수급이 증시를 계속해서 방어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저금리 여건 속에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대외적 요인이 개인 수급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하단을 지지해온 개인 수급에 대한 리스크도 부상하고 있다"며 "대출 총량 감축을 위한 조치가 시작됐고, 대주주 요건 완화 이슈 등으로 개인의 대규모 매도 가능성 등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