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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도급 대금 후려친 '신한·한진중공업'에 철퇴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입력 2020.10.05 13:19
수정 2020.10.05 13:20

공정위, 신한중공업 고발·한진중공업 과징금

신한, 이유 없이 하도급 대금 '5억'이나 깎아

한진, 하도급사와 협상…대금 1000만원 줄여

신한중공업이 주력으로 제조하는 데크 하우스(Deck House).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중형 조선사의 불공정 행위에 칼을 빼들었다. 하도급 단가를 깎고, 부당한 특약을 넣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신한중공업을 고발하기로 했다. 함께 조사한 한진중공업에는 시정(재발 방지) 명령과 과징금 1800만원을 부과했다.


장혜림 공정위 제조하도급개선과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신한중공업의 부당한 특약 설정, 서면 발급 의무 위반 행위에 시정(재발 방지) 명령을 내리고, 단가를 인하한 금액이 5억원을 넘는 등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한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행위에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했다.


별도의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 장 과장은 "법원이 지난 6월 30일 신한중공업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는데, 과징금을 내라고 할 경우 협력 업체가 받을 수 있는 돈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했다. 공정위는 신한중공업이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점도 고려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한중공업은 2016년 1월~2017년 3월 6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 일을 맡기면서 "2016년부터 제조에 착수하는 모든 공사에는 단가를 일률적으로 7% 인하한다"고 했다. 이때 정당한 사유는 없었다. 단지 2015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빠지자 '영업이익 7% 목표 달성 방안'을 만들어 단가 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장 과장은 "신한중공업은 최종적으로 2016년 단가를 전년 대비 7% 인하했다. 깎은 단가가 적용된 하도급 대금은 67억원으로 종전 단가 72억원 대비 5억원을 줄인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 하도급 대금을 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하도급법(하도급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신한중공업은 2014년 12월~2019년 3월 76개 하도급 업체에 9931건을 위탁하면서 작업 내용·하도급 대금 등을 적은 계약서를 주지 않거나 늦게 발급했다. 이로 인해 하도급 업체는 구체적인 작업 내용과 대금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한 뒤 신한중공업이 일방적으로 정한 대금을 받아들여야 했다.


신한중공업은 또 2016년 1월~2018년 9월 7개 사내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맺으며 "총계약 금액의 3% 이내의 수정·추가 작업 내역은 본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한다"는 부당한 특약을 설정했다. 장 과장은 "설계 변경에 따라 하도급 업체가 추가 작업하는 경우 그 비용은 신한중공업이 내는 것이 맞는다"면서 "이 역시 하도급법 위반"이라고 했다.


한진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사례도 신한중공업과 비슷하다. 한진중공업은 하도급 대금을 최저 입찰가보다 낮게 책정했고, 서면을 늦게 줬으며, 부당한 특약을 설정했다. 2017년 8월 공사를 맡길 업체를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정했지만,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와 추가 협상에 나서 입찰가(4억2000만원)보다 1000만원 적은 4억1000만원으로 대금을 정했다.


다만 그 금액이 그리 크지 않아 신한중공업처럼 법인을 고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장 과장은 "공정위는 최근 조선업 전반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하고 있다"면서 "앞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고발한 바 있는데, 이번 제재는 중형 조선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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