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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왜 해외서 '항암 신약'을 사 모을까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30 14:11
수정 2026.07.30 14:24

커지는 항암 시장, "자체 개발론 선점 어렵다"

미충족 수요 겨냥해 될성부른 싹 먼저 잡는다

LG화학 ⓒLG화학

LG화학이 항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외부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신약 후보물질을 사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유망 물질을 조기에 확보하는 인공지능(AI) 발굴 역량까지 확보하는 등 항암 사업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글로벌 바이오텍 3개사와 항암 신약 협력에 나섰다. 가장 먼저 지난 4월 미국 프론티어 메디신즈로부터 저분자 표적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수입(L/I)했다. 이후 영국 랩-지니어스와 중국 OTR 테라퓨틱스와도 차례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2030년 약 350조원(2578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암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아직 치료제가 없는 표적도 많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자체 연구개발(R&D)만으로는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선점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다.


실제로 LG화학의 항암 사업은 밖에서 사들이는 방식으로 구축됐다. 지난 2022년 미국 항암 전문 바이오텍 아베오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출발점이다. 아베오 인수로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와 두경부암 신약 후보물질 피클라투주맙을 한 번에 확보했다. 기술수입은 아베오로 그치지 않았다. 신약 후보물질 상당수를 지놈앤컴퍼니, 벨기에 피디씨라인 등에서 가져왔다.


외부 도입 전략은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가장 큰 방향성은 미충족 수요다. 연초 LG화학은 프론티어 메디신즈로부터 신약 후보물질 'FMC-220'을 도입했다.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는 표적을 겨냥해 세계 첫 신약을 노리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FMC-220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승인을 받아 개발에 들어갔다.


될성부른 싹을 찾기 위한 기술 선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랩-지니어스는 AI 설계와 로봇 자동화 실험을 결합한 영국 신약개발사다. LG화학은 랩-지니어스의 AI 기술을 활용해 고형암을 표적하는 다중항체 후보물질을 함께 발굴한다. 통상 5년 넘게 걸리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중국에서는 유망 물질을 발굴하는 협업에 나섰다. LG화학은 OTR 테라퓨틱스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러 중국 기업의 항암 후보물질을 함께 찾고 도입한다. 중국은 정부 지원과 규제 간소화로 신약 후보물질이 쏟아지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도입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개발 잠재력이 크고 도입 비용은 낮은 초기 단계 물질을 폭넓게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항암 치료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영역으로 신속한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유망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 중”이라며 “항암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가리지 않고 유망 항암물질, 기술 중심으로 투자, 도입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사질환 등 항암 외 영역의 경우 투자 효율화 및 개발 성공 확률 제고 측면에서 기술수출(L/O) 기회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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