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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노조, 구조조정 당시 약속 철저히 지켜라" 한국GM 겨냥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입력 2020.09.28 16:00
수정 2020.09.28 16:22

온라인 기자간담회서 "구조조정 전반에 한마디" 작심발언

노사협약 다년단위 확대 ·호봉제 재검토 필요성 등도 거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데일리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8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노동조합도 기업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 합의안을 이행하기로 했으면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대우조선과 쌍용차, 아시아나 등 산적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작심한 듯 "구조조정 못지않게 이와 관련한 낡은 관습과 사회 인프라 등이 개선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의 경우 안정된 노사관계를 전제로 해야 하나 불필요한 노사갈등으로 인해 그렇지 못하는 점이 특히 뼈아프다"면서 "구조조정 추진에 있어 3대 원칙(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하에서 심도깊은 협의를 거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추진하려 하나 아쉽게도 자구계획으로 마련된 합의안을 실행하지 않거나 정세를 이용해 이를 왜곡하더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조조정 당시 합의안에 따라 열악해진 임금과 복지수준 등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움이 가중된점은 매우 안타까우나 저희 (채권단) 입장에서 노조의 약속 불이행으로 경영 정상화의 길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며 "특히 노사 간 신뢰나 회사와 채권단 간 신뢰가 없으면 구조조정 추진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에 "우선 약속을 철저히 지켜 회사를 살리고 난 다음에 임금이든 복지든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며칠 전에도 보도가 됐지만 한국GM 노사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합리적으로 원만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노사협약 관행도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사가 일심동체로 기업 정상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관행상 그렇지 못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면서 "국내 노사 임단협은 1년 단위인 반면 해외 대부분 나라는 다년 단위다. 미국 역시 4년짜리 계약도 많이 맺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봐도 매년 교섭이 이뤄지면 기업 입장에서 장기 정책 수립은 물론, 교섭에 따른 수고와 비용, 여기에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비효율이 발생한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파업이든 격렬한 협상을 하든 한달에 걸쳐서라도 일단 결정이 되면 적어도 3~5년간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다년 단위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또한 호봉제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함께 거론했다. 이 회장은 "기업이 수년 간 적자 중인데 호봉제에 따라 거액의 연봉을 받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며 "이들은 자신의 정년이 몇년 남지 않은 만큼 젊은 직원을 희생해서라도 극한투쟁을 이끌어나가거나 구조조정에 가장 심각하게 반대한다. 결국 이견 차에 따른 세대간 갈등이 확대되고 기업 정상화가 지연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 구조조정 관련 사회안전망 구축 강화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의 희생을 개인에게만 물릴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 고통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의 생산직과 사무직원들도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고 이를 발판으로 신속하게 경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업 부실은 전혀 없을 수 만은 없다"며 "다만 그에 따른 고통을 해당 기업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국가 모두 공동 분담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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