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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무산 수순…이동걸의 '플랜B'는?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9.06 06:00 수정 2020.09.05 18:00

채권단, 이르면 금주 계약해지 통보 후 기안기금 투입할 듯

산업은행 출자전환 통해 최대주주 올라서면 '사실상 국유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7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7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협상이 결렬 수순에 접어들면서 채권단을 이끄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의 '플랜B'가 주목받고 있다.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르면 이번주 중 계약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이 가동할 플랜B의 핵심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투입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정상화한 뒤 다음 스텝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자연스럽게 아시아나항공은 산은 중심의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기안기금 지원 금액과 방식 등은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시장에서는 2조원 가량의 자금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우에 따라 기안기금 '1호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채권단은 장기적으로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국유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인수자가 혜성처럼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국유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국유화 시나리오는 아시아나항공이 온전히 국영기업이 되는 방식은 아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처럼 산업은행 계열사로 편입해 '한시적 국유화' 상황에서 구조조정 등을 거친 뒤 다시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주식으로 모두 전환하면 지분 36.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동걸 회장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을 만나 파격적인 '1조원 인하' 카드를 제안했지만 HDC현산이 기존 '재실사 요구' 입장을 고수하며 매각 협상은 무산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앞으로 매각 무산에 따른 2500억원 가량의 계약금 반환 문제를 놓고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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