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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4Q 불확실성 증대...인고의 하반기 후 내년 회복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9.25 06:00 수정 2020.09.24 22:42

삼성-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메모리 가격 하락에 화웨이 제재 영향도

PC·모바일·서버 수요 늘어 반등 발판 마련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인고의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4분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다시 조금씩 회복되는 양상으로 내년 이후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반도체 사업 성적표는 내림세가 확연할 전망이다. 3분기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수치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5조원으로 전분기인 2분기(5조43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당초 2분기와 비슷한 수치가 예상됐지만 하향 조정된 것으로 일각에서는 4조원대 후반을 예상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4분기에는 4조2000억원으로 올 1분기(3조9900억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도 1조3657억원으로 한 달 전(1조5344억원)보다 약 11% 가량 줄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1조2000억원대를 예상하는 등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는 양상이다. 전 분기(1조9467억원)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수치로 개선세를 이어가지 못할 전망이다.


4분기에는 1조원 밑으로 떨어져 1분기(8003억원)와 비슷한 8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D램 가격 하락에 화웨이 변수까지...커지는 실적 악화 우려


이같은 부정적 전망에는 메모리반도체, 그 중에서도 서버용 D램 가격의 두드러진 하락세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체 따르면 8월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장기계약가격)이 전월대비 4.5% 하락한 12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143달러)에 최고점을 찍은 후 7월(134달러·-6.4%)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초고속 HBM2E D램의 모습.(자료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초고속 HBM2E D램의 모습.(자료사진)ⓒSK하이닉스

서버용 D램은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강의와 재택근무 등 비대면(언택트) 활동이 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주문량 급증으로 커진 재고 부담이 히반기 들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올 상반기 수요처들이 지속적으로 재고를 늘려온 탓에 재고가 초과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는 3분기 주문량 급감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용 D램 재고는 6~8주로 정상 수준인 4~5주 대비 2~3주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처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 4분기에도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서버용 D램의 가격은 전분기 대비 최소 13%에서 최대 18%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당초 전망치였던 10~15%보다 약 3%포인트 하락 폭이 커지는 것이다.


3분기 서버 고객의 재고가 예상보다 높아 전체 서버용 제품 주문량이 감소했는데 재고 소진을 통해 수요 공급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1분기 내지 2분기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전체 D램 매출에서 30% 안팎이었던 서버용 D램 비중이 올 상반기 수요 급증으로 모바일 D램 비중을 넘어서며 한때 40% 후반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고강도 재제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제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전 세계 어느 기업에서도 반도체 부품을 사실상 구매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여전히 높은 반도체 수요와 대체자가 될 수 있는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도 다수이지만 화웨이라는 대형 고객이 사라지는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워 실적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가 발효되기 전에 사전주문을 통해 모바일·서버용D램 등 메모리반도체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던 만큼 4분기에는 그 빈 자리가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D램 가격 하락세가 점차 줄어드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세가 멈추더라도 바로 상승 반전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도체 업체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정가가 반등하지 않는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 반도체 2라인 전경.ⓒ삼성전자 경기도 평택 반도체 2라인 전경.ⓒ삼성전자

◆ 하반기 불확실성 증대에도 내년부터 회복 확신


다만 4분기부터 모바일·서버·PC용 등 전 제품에서 수요가 회복되면서 주문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 내년 이후 실적 반등의 기반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부터 반도체 수요 부진이 진정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4분기부터는 점차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그동안 축적된 재고로 하반기 들어 주문량이 크게 감소했던 서버용 D램은 3분기 재고 소진이 이뤄지면서 4분기부터는 수요가 조금씩이나마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D램도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 수요가 이탈하게 됐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빼앗으려는 샤오미·오포·비보 등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판매와 내달로 미뤄진 애플 아이폰 신제품 효과로 반도체 주문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웨이 러시오더가 재고 소진을 앞당겼고 최근 모바일 반도체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며 "서버업체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축소돼 4·4분기부터 서버 반도체 주문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PC용 D램도 전 세계 각국 공공 PC 보급 프로젝트에 힘입어 4분기에 수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요 증가는 올 하반기 하락세를 보였던 메모리가격이 향후 반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반기 들어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온 D램은 최근 현물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는 화웨이의 재고 축적을 위한 사전주문량 급증 등의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현물가 상승세가 연내 고정가 상승 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바닥을 다지며 내년 이후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에는 후반으로 갈수록 메모리반도체 출하량이 계속 증가하는 구조로 가게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반도체 실적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고 전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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