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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분이면 충분' 슈퍼매치 흐름 바꾼 기성용 클래스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20.09.13 21:03 수정 2020.09.13 21:03

슈퍼매치서 측면 오픈 롱패스로 분위기 반전

6위 올라선 서울, 상위 스플릿 가능성 높여

슈퍼매치에 출전한 기성용. ⓒ 프로축구연맹 슈퍼매치에 출전한 기성용. ⓒ 프로축구연맹

기성용의 가세가 FC서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45분 동안 보여준 기성용의 클래스는 단연 명불허전이었다.


서울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슈퍼매치에서 2-1 승리했다.


4경기 만에 승리를 챙긴 서울은 7승 3무 10패(승점 24)를 기록, 상위스플릿의 마지노선인 6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이라는 특수성을 더해 2009년 이후 약 11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기성용의 슈퍼매치 출전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기성용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서울은 전반 내내 허리 싸움과 공격 전개에 있어 매우 답답함을 보였다. 더블 볼란치 오스마르-정현철, 공격형 미드필더 한승규가 수원의 압박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6분 만에 조성진의 자책골로 앞서간 서울은 전반 19분 염기훈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하며 전반을 1-1로 마감했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카드로 기성용, 박주영을 꺼내들었다. 포메이션도 4-2-3-1에서 4-3-3으로 바뀌었다. 한승규를 왼쪽 윙 포워드로 돌리고, 기성용을 3명의 역삼각형 중앙 미드필더 가운데 왼쪽 메짤라에 포진했다. 오스마르가 포백 밑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기성용이 한 칸 앞에서 중앙과 왼쪽 공격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슈퍼 매치 승리로 6위로 점프한 서울. ⓒ 프로축구연맹 슈퍼 매치 승리로 6위로 점프한 서울. ⓒ 프로축구연맹

후반 초반 기성용의 몸놀림은 무거운 모습이었다. 수원은 기성용을 의식한 탓인지 강하게 압박하며 공을 소유하지 못하게끔 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의 압박을 뿌리치고 볼 터치 횟수를 늘려갔다. 공을 갖고 있을 때의 기성용은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동안 서울에게 기대할 수 없었던 전진 패스와 측면으로의 오픈 패스가 기성용의 발 끝에서 나왔다.


후반 10분 페널티 박스로 스루 패스를 공급했고, 후반 12분에는 오른쪽 풀백 윤종규가 올라가는 타이밍에 맞게 빠른 롱패스를 배달하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후반 15분에는 간접적으로나마 득점 상황에 관여했다. 기성용이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면서 수원 수비를 끌어냈고, 빈 공간을 풀백 고광민이 파고들면서 한승규에게 패스했다. 그리고 한승규는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1로 앞선 서울은 후반 내내 중원을 장악하며 원활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기성용은 후반 36분에도 오른쪽 측면을 침투하는 조영욱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주며 역습을 전개했다. 서울은 결국 승점 3을 챙기며 18경기 연속 슈퍼매치 무패를 이어나갔다.


아직까지 기성용의 몸 컨디션은 정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체력과 활동량, 기동성 측면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그래서 김호영 감독대행도 주로 후반에만 조커로 출전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기성용의 출전 시간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성용은 18라운드 울산전에서 첫 선을 보인 뒤 19라운드 부산전, 20라운드 수원전까지 3경기 연속 출전했다. 이 가운데 이번 슈퍼매치에서 가장 많은 45분을 소화했다.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기성용을 전반부터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서울이 강력한 허리진을 구축하며 지배하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즌 종료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기성용의 컨디션 향상이 절실한 이유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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