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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남긴 역설 ①] 일회용품 급증에 놀란 정부…재활용 대책 변화 있나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0.09.09 07:00
수정 2020.09.08 18:46

상반기 폐비닐·플라스틱 배출량 각각 두 자릿수 증가 “코로나 영향 커”

환경부 4분기 다회용 박스 시범사업 추진 등 기존 대책 예정대로 진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일회용품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재활용품 야외 적치장에 수거된 일회용품들이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바일 장보기는 물론 외식시장에서도 포장, 배달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감염 위험을 낮추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포장재를 비롯해 1회용 플라스틱 등 쓰레기도 덩달아 늘고 있다.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에 정부 부처에서도 일시적으로 1회용품 사용을 허용하는 등 감축 움직임이 중단된 상태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쓰레기 대란 사태에 대한 현 상황과 해법에 대해 3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재활용 정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작한 1회용품 줄이기 캠패인이 정착되기도 전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한데 대해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도 높게 시행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수립한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은 올해 말까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언택트가 남긴 그림자 ‘폐기물’


지난 2월부터 발생한 코로나19는 6월께 확산세가 잦아들었다. 일부에서는 일상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8월 중순부터 다시 확산세가 고개를 들자 급기야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는 강수를 뒀다.


커피숍과 패스트푸드점은 매장 사용이 금지됐다. 자연스레 일회용 컵과 비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돌아선 것이다. 비대면, 언택트 사회가 지속되면서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정부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언택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요한 사회적 전환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비즈니스와 교육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증명하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화상회의 등이 정착하는 등 빠르게 언택트 사회로 전환되는 추세다.


하지만 언택트로 인한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회용품 증가’다. 정부 입장에서는 과정이 어떻든 1회용품이 증가하는 부분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에서 무조건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지침을 내리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일회용품은 올해 상반기에 사용량이 부쩍 늘었다. 택배 물량이 높아지면서 포장박스 등 종이류 발생량은 하루 평균(상반기 기준) 29.3% 늘어난 889톤을 기록했다. 플라스틱류는 같은 기간 848톤, 비닐류는 951톤으로 각각 15.6%, 11.1% 증가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8월 중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한 탓에 하반기에도 일회용품 사용량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2월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올라가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가했다”며 “카페 내부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됐지만 3월부터 대부분 사용이 가능해졌다. 8월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유예됐다. 감염법 경계단계 이상일때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4분기 다회용 박스 도입 추진 등 부분적 정책 추진


일회용품 증가에 민감해진 곳은 단연 환경부다. 주요 프렌차이즈와 종이빨대 등을 보급하는 등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은 성공적으로 안착되는 듯했다. 코로나19로 다시 일회용품이 증가한 상황에도 전반적인 인식개선은 이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환경부 내부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품이 늘어난 부분을 놓고 정부가 직접 규제 대상으로 지정해야 할지 논의가 오갔다. 특히 택배와 음식배달에 사용하는 포장재는 워낙 사용량이 많아서 정부 정책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그러나 환경부는 코로나 시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 일시적 허용을 결정했다. 대신 이외의 재활용 줄이기 계획은 기민하게 추진하겠다는 플랜을 세웠다.


우선 택배의 경우 다회용 수송포장재 사용이 4분기에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직 관련 회사들과 조율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했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어느 지역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커머스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4분기 안에는 시범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회용 부문은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수송이나 배달 등은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도 4분기 중 체결된다. 내년에는 컵, 수저 등 사용금지 법제화도 기존 일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배달음식용 수저, 포크, 나이프 금지 법제화도 이뤄진다. 환경부는 법제화에 앞서 지난 5월 포장·배달업계(배달의민족 등)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 체결을 체결했다.


이밖에 전자업계(LG전자·LG디스플레이)와 포장재 재사용 시범사업 업무협약 체결(7월), 수송 포장재에 대한 포장기준 마련을 위한 법제화(4분기)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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