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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녹아든 스트레일리, ‘린동원’ 넘어서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9.05 10:54 수정 2020.09.05 11:08

홈 KIA전 7이닝 1실점 호투...시즌 10승 고지

빼어난 성적과 온화한 인성으로 린드블럼 인기 넘어서

댄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호감 덩어리다. 선수단에 커피를 돌리며 밀착 소통하는 외국인투수 댄 스트레일리(32·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스트레일리는 4일 부산 사직구장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투구수 100)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았다. 롯데 9-7 승.


마무리 김원중까지 쓰고도 더블헤더 1차전에서 연패를 끊지 못한 롯데는 큰 부담 속에 2차전을 치렀다. 무거운 짐을 지고 마운드에 오른 스트레일리는 1회 크게 흔들렸지만 이후 안정을 찾으며 7이닝을 책임졌고, 승리까지 챙겼다.


5강 경쟁팀 KIA를 상대로 따낸 승리라 더욱 값지다. 10승 고지를 밟은 스트레일리는 “나의 10승 보다 어려운 경기에서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며 팀을 먼저 얘기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한 스트레일리는 빅리그 통산 44승 40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커리어의 대부분인 140경기를 선발로 출장하는 등 풍부한 선발 경험을 자랑한다. 화려한 커리어다.


스트레일리는 빅리그 커리어에 취해 KBO리그를 얕봤던 개성 강한 투수들과는 사뭇 다르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면서도 거둔 승수는 단 1승. 팀 타선의 최하위권 득점 지원으로 인해 승운이 따르지 않을 때도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닌가. 터지지 않는 타자들이 답답해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더 안타깝다”며 동료들을 배려했다.


격려 차원에서 포수 김준태 티셔츠(준태티)를 제작해 입고 다니는가 하면, 등판 경기 전 선수단에 커피를 돌리고 더그아웃에서도 동료들과 자주 웃으며 소통한다. 더그아웃에 들어와서는 실책을 범한 선수들과 가볍게 포옹까지 나눴다.


팀에 녹아든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팀에 녹아든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스트레일리가 그렇게 롯데에 녹아드는 사이 지독히 따르지 않던 승운도 타선의 화끈한 지원과 함께 따라오고 있다. 빼어난 투구는 여전하다. 직구 궤적으로 오다 급격하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는 우타자들에게 좌절을 선사하고 있다. 8회에도 145km 이상의 공을 뿌리는 체력을 유지할 만큼, 자기 관리 또한 철저하다.


롯데 역대 외국인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48)을 기록 중인 스트레일리는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을 떠오르게 한다. 그가 두산 베어스로 떠날 때 남긴 손편지에 묻어난 아쉬움의 향기는 아직도 진하다. 스트레일리는 그런 린드블럼의 존재감마저 넘어서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롯데 팬들은 린드블럼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걱정할 정도다.


레일리 헌신마저 잊게 하는 스트레일리는 롯데의 외국인투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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