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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의 인상팍!] 방역 지침 어겼다고 트레이드라구요?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0.09.05 07:00 수정 2020.09.05 10:58

리그에 만연한 불감증, 느슨한 방역 긴장감 문제로 지적

미국은 방역수칙 어길 시 트레이드도 불사, 징계 강화로 경각심 높여야

무관중으로 펼쳐지고 있는 프로야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중단이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무관중으로 펼쳐지고 있는 프로야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중단이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신정락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야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 시즌 코로나19 확산세로 우여곡절 끝에 무관중 개막을 알린 프로야구는 일정의 3분의 2 가량을 소화하며 순항하는 듯 보였지만 2군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자칫 리그가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사태가 이토록 심각해진 것은 리그에 만연한 불감증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KBO는 개막 전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통해 유증상자가 발생할 시 각 구단들이 즉시 보고하도록 명시했지만 한화 구단이 늑장 대응에 나서면서 하마터면 일을 더 키울 뻔했다.


또 리그에서는 선수들이 KBO의 매뉴얼대로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양 팀 선수들이 접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심지어 더그아웃에서는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두산 베어스 선수 2명은 7월 중순 무관중으로 정규시즌을 소화하던 중 구단 측의 외출 자제 당부에도 외부서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방역 긴장감이 느슨해진 대표적인 사례다. 꼭 리그서 누구 하나 확진자가 나와 그제서야 경각심을 갖는다면 그땐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


하지만 이들은 구단 자체 징계로 벌금 300만원을 부과 받았을 뿐 리그 차원의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매뉴얼을 어겼다가 걸려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니 경각심을 가져야 되는 선수들도 안일하게 행동을 한다는 지적이다.


방역수칙을 어겨 트레이드된 마이크 클레빈저. ⓒ 뉴시스 방역수칙을 어겨 트레이드된 마이크 클레빈저. ⓒ 뉴시스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소속 구단 클리블랜드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숙소를 무단이탈해 물의를 빚은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를 로스터에서 제외한데 이어 최근에는 그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시켰다.


클레빈저는 5시즌 동안 101경기(선발 88경기)에서 42승 22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한 클리블랜드의 핵심 전력이다. 그는 올 시즌에도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클리블랜드가 아메리만리그 선두 경쟁을 펼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핵심자원이었지만 클리블랜드는 팀 내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그가 팀에 큰 피해를 끼칠 수도 있었다는 이유로 인해 결국 그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경우 방역 지침을 어긴 선수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KBO 리그의 처벌 수준은 아직도 관대한 편이다.


수도권도 아닌 지방 원정서 술 한 잔 기울인 것이 뭐가 그리 큰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수도권의 방역 수위가 3단계 수준인 2.5단계로 격상되며 온 국민이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주변의 동료와 가족을 큰 위기로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안을 본보기 삼아 이제는 KBO 차원의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방역 지침 미준수는 리그에 위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인 만큼 더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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