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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에서 완장까지’ 이강인, 기다려온 반등의 환경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8.30 12:10 수정 2020.08.30 11:52

라반테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캡틴으로 선발 출전

파레호 정리 이어 이강인에 대한 대우 확실히 달라져

발렌시아CF 이강인. ⓒ 뉴시스 발렌시아CF 이강인. ⓒ 뉴시스

‘왕따 논란’에 오르내렸던 이강인(19·발렌시아CF)이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캡틴으로 나섰다.


이강인은 30일(한국시각) 스페인 무르시아의 피나타르 아레나서 킥오프한 프리시즌 친선경기 레반테전에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 7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 진영에서 활발하게 움직인 이강인은 박스 부근에서 과감한 슈팅을 선보였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전날 비야레알전(2-1승)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결장, 이날 경기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그래도 일부 주축 선수들은 선발 출전했는데 이강인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이강인을 이번 시즌 주전으로 활용하겠다는 발렌시아CF의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경기 후 발렌시아CF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처음으로 캡틴으로 나서는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강인은 2019-2020시즌에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해 라리가 17경기,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2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 등 24경기 출전에 그치며 2득점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에 불만을 품은 이강인은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했지만 최근 재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강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왕따 논란에 휩싸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강인은 이제 한결 나아진 환경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는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팀을 원하고 있다. 9년 동안 발렌시아에서 활약하며 주장을 거친 다니엘 파레호도 비야레알로 밀려났다. 눈물을 흘리며 떠난 파레호는 이강인을 포함한 어린 선수들을 따돌렸다는 비판을 받았던 선수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페란 토레스(20)는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파레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9월)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최악의 순간이 찾아오자 (파레호는) 나와 이강인이 그 원인이라고 여겼다. 우리는 몇 주 동안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싱가포르 출신의 피터 림 발렌시아 구단주는 이강인 등 유스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길 희망했다.


하지만 마르셀리노 감독 등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파열음이 발생했고 경질에 이르렀다. 이를 놓고 파레호를 중심으로 고참들이 유스 출신들을 따돌렸다는 얘기가 돌았다. 사실 확인이 어려웠지만 이적한 토레스의 고백으로 이 갈등은 사실로 드러났다.


토레스는 또 “발렌시아가 내게 했던 실수를 이강인에게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강인 역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고, 외로움을 느꼈다. 애정과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발렌시아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이강인은 구단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이적을 요구하기도 했다. 바이아웃으로 무려 8000만 유로(약 1080억 원)를 책정한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놓아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달라진 발렌시아는 지난 5일 2020-21시즌 유니폼 발표 때 이강인을 모델로 세우는 등 정책적으로 ‘이강인 키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아직 프리시즌이지만 발렌시아CF가 이강인을 대하는 태도는 이제야 구단주가 바라왔던 방향과 일치되어가고 있다.


이강인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게 된 분위기다. 반등의 환경을 맞이한 이강인이 FIFA-20 월드컵 골든볼 이후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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