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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장마‧폭우”…줄잇는 악재에 유통가 '우울'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0.08.05 06:00 수정 2020.08.04 20:49

아이스크림·에어컨 등…여름철 대표 제품 판매 ‘뚝’

외식업계, 코로나19에 장마까지 이중고…“어려움 호소”

배달음식 및 제습기 뜻밖의 ‘특수’…장마용품도 불티


소비자가 서울 시내 전자랜드 매장에서 제습기를 둘러보고 있다.ⓒ전자랜드 소비자가 서울 시내 전자랜드 매장에서 제습기를 둘러보고 있다.ⓒ전자랜드

코로나19에 폭우와 장마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아이스크림, 음료 등 식음료 그리고 외식업계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매출 부진 등 어려움이 가속되고 있다.


다만 배달음식과 제습기, 의류관리기 등 일부 가전제품과 우산, 비옷 같은 장마용품 시장은 활기를 띄면서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5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감소했다. 지난달의 경우 예년과 달리 무더위 대신 비 오는 날이 늘면서 날씨가 선선해진 탓이다.


반면 제습기는 23%,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는 각각 33%, 294% 판매량이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G마켓에서는 지난달 24~30일 LG 스타일러와 삼성 에어드레서 등 의류관리기 판매가 55%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지난달 27~8월 2일 제습기 판매량이 148%, 건조기는 244% 늘었다.


통상적으로 에어컨 성수기는 6, 7월인데 그중에서도 7월이 6월 판매량의 1.5배에 달할 정도로 판매가 몰리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긴 장마가 찾아오면서 대목을 놓쳤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무더위가 예상된 만큼 에어컨 설치 인력을 대폭 보강한 가전 양판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제습기나 의류관리기 판매가 늘었지만 에어컨과 비교해 판매 단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작년과 비교한 전체 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속된 장마에 아이스크림 판매도 부진하다. 당초 예고됐던 폭염 대신 선선한 날씨와 장마가 이어지며 매출 반등이 어려워진 것이다. 아이스크림 판매는 날씨가 더울수록 매출이 상승한다.


빙그레는 지난달 빙과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4%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잠시 폭염이 이어졌던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체 성장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푸드 역시 7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 하락했다. 롯데제과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감소, 또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고 장마기간도 길어져 걱정이 크다”면서 “비가 언제 그칠지 몰라 조금 더 기다려 보면서 신제품 출시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고객 안심 서비스 운영 강화를 위해 테이블 간격두기를 실천하고 있다ⓒCJ푸드빌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고객 안심 서비스 운영 강화를 위해 테이블 간격두기를 실천하고 있다ⓒCJ푸드빌

외식업체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위축되는 외식시장에 연일 비까지 쏟아지면서 또 다른 악재가 불어 닥쳤다.


현재 외식업체들은 테이블 간격두기와 같이 소비자 안전 및 방역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감염 우려로 인해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긴 지 오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장마철이 되면 평소보다 외출이 어려워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보다는 포장이나 배달 주문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외식 업체 간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배달 가능 업체는 뜻밖의 장마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0.8% 증가했다.


특히 전월과 비교해서는 6.5%나 늘었다. 전월 대비 6월 배달 건수 증가율은 0.9%였다. 연일 이어지는 비소식에 외출을 자제하고 배달 음식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배달 주문수도 급증하고 있다. GS25에서 지난달 배달 주문 건수가 전월 대비 95.4% 증가했다. CU 역시 이용건수는 331%, 매출은 387% 올랐다.


CU 관계자는 “7월에는 1리터 생수, 컵얼음, 스낵 등이 배달 상위 품목을 차지했다”면서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외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장마용품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장우산 343%, 일회용우비는 211% 상승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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