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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진출한 네이버‧카카오 '新독과점' 어떻게 막느냐 고심

이충재 기자
입력 2020.07.27 14:34 수정 2020.07.27 14:34

금융위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의 새로운 규제안 9월 국회 제출

'역차별 해소-신성장 동력' 사이서 고민…"마땅한 해외사례도 없어"

네이버(위쪽)와 카카오 본사.ⓒ연합뉴스·데일리안네이버(위쪽)와 카카오 본사.ⓒ연합뉴스·데일리안


금융당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규제체계 정비에 나선다. 금융위원회가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밝힘에 따라 금융권에 진출한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금융사들이 받는 규제의 틀 속에 진입하게 될 예정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빅테크의 규제 내용 등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안을 9월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금융 시대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금융당국으로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간 의견 조율은 물론 향후 변화될 시장질서, 금융시장 발전 방향 등 고려대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언론에서 알려달라"고도 했다. 당장 한국 금융시장이 롤모델 삼을만한 해외 사례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은 빅테크의 '반(反)경쟁 상품'을 제재하고 데이터 공유 시 규정을 손질하는 등 관련 규제를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을 비롯한 IT기업의 반독점 문제와 관련해 조직을 꾸려 조사에 나섰고, 유럽연합(EU)도 빅테크를 겨냥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했다. EU집행위원회에서는 기존 금융회사와 빅테크 간 공정한 경쟁이 보장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비금융사가 고객 결제자금을 임의로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제 신설했다. 빅테크의 1일 인출금액 및 1인당 예치 금액의 한도를 설정하고, 송금결제플랫폼에 예치된 예수금에 대해 은행의 지급준비금 제도와 유사하게 중앙은행 예치의무를 부여했다. 또 제3자 지급결제플랫폼의 청산전담기구인 '왕롄(NUC)'을 신설해 지급결제 업체의 청산결제 처리를 일원화했다.


이 같은 규제 방향은 금융위에서도 검토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중국의 위어바오 등에 대한 규제 방식이나 미국과 유럽의 사례에서 참조할 만한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을 꺼트리지 않으면서 기존의 금융사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에 생존위기를 느끼며 규제 형평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의 시가총액(2020년 7월 13일 기준)은 48조7000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 합계인 43조원을 웃돌고 있는데다 시중은행을 뛰어넘는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알리페이의 일부 빅테크 펀딩 상품들은 은행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모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빅테크들이 페이포인트 충전 시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자칫 빅테크 펀딩상품이 일반화될 경우 은행들도 덩달아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 자금조달 비용 증가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고 있다. 은행권에선 "빅테크의 시장 진출에 따른 은행의 예금규모 감소와 조달안정성 저하 우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선진국이나 미국‧유럽 등의 사례를 참조하는 게 금융권의 대응방식이었는데, 이젠 참조할 사례도 없이 동일선상에서 함께 걷는 시대"라며 "금융업의 특성상 위험요인을 우선 살피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금융혁신을 위해 핀테크나 빅테크가 별도 금융업 라이센스나 규제 적용 없이 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핀테크와 달리 규모가 큰 빅테크의 실패는 금융시스템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동일 리스크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빅테크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부문에서 지배적인 사업자로서 지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데이터 독점성에 대한 규제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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