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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바통터치?...시클리컬 반격에 언택트 ‘움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7.22 05:00 수정 2020.07.21 21:00

외국인 최근 6거래일간 네이버·카카오 3510억 팔아치워...순매도 1·2위

개인은 7389억 매수...“중장기 전망 여전히 긍정적...단기 밸류는 유의”

성장주의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가치주 등 경기민감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뉴시스 성장주의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가치주 등 경기민감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뉴시스

올해 주식시장에서 소외받았던 경기민감주(시클리컬)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증시는 새 주도주로 떠오른 비대면(언택트) 업종의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데 따른 순환매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주춤했던 언택트 관련주는 전날 반등에 성공하며 추가 상승 여력을 재부각시켰다. 이에 성장주와 덜 오른 경기민감주의 격차 경쟁이 더욱 주목받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부터 20일까지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네이버(1845억원)로 집계됐다. 이어 카카오(1665억원), SK하이닉스(1381억원), LG화학(881억원), SK바이오팜(848억원) 순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이외에도 순위 상위에 엔씨소프트(236억원)가 포함됐다. 외국인들은 지난 6거래일 동안 언택트 3대장으로 불리는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를 대거 팔아치운 것이다. 같은 기간 기관도 카카오(1944억원)와 네이버(1847원)를 가장 많이 내다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언택트 종목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네이버(3753억원), 카카오(3636억원), SK하이닉스(2299억원), LG화학(1775억원), 에이프로(1030억원), 엔씨소프트(90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722억원), SK바이오팜(677억원) 순으로 많이 샀다. 성장주로 부각된 언택트·2차전지·바이오를 집중적으로 매수했음을 알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제일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5989억원)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현대차(2504억원), LG전자(1500억원), 기아차(983억원), 현대모비스(849억원)가 상위권을 기록했다. 최근 자동차 종목이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발표로 인해 주가가 큰 폭 뛰자 차익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외국인은 삼성전자(5597억원), 현대차(1388억원), LG전자(1142억원), 기아차(500억원), 금호석유(432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대형 가치주 등 경기민감주 위주의 매수가 눈에 띈다. 기관도 현대차(1135억원), 현대모비스(926억원), 삼성전자(482억원), 기아차(464억원) 순으로 사들이며 개인투자자들과 상반되는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 기간 코스피 운수장비(10%), 건설(4.1%), 제조업(1.5%) 등 경기민감주가 포함돼 있는 지수도 반등했다. 최근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으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치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되살아난 것이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로 예상치를 상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외국인의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이 속해있는 서비스지수는 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11.4%), 카카오(-12.8%), 엔씨소프트(-11%) 주가도 하락세를 탔다. 최근 넷플릭스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겼다. 시장에선 주도주 흐름이 언택트주에서 경기민감주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잇따랐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클리컬주의 약진은 기존 주도주들의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데 따른 순환매 차원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또한 디스플레이, 자동차, IT가전, 화학, 운송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 개선 기여도가 높은 업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결국엔 기존 주도주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코스피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은 여전히 반도체, 소프트웨어 같은 기존 주도주들이며 이들 업종이 다시금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인터넷·소프트웨어 대표주인 이들 언택트 종목은 21일 다시 반등했다. 이날 네이버(2.66%), 카카오(1.94%)는 상승 마감했고 엔씨소프트는 전날과 변동 없는 주가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 기술 주도주들의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투심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디지털·플랫폼 경제의 승자 독식 경향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성장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관측했다. 다만 성장주의 중장기 추가 상승이 유력한 가운데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프트웨어·게임·제약·바이오 업종은 코로나 국면 이후 저금리 심화, 언택트, 플랫폼 경제 가속화 전망, 신약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 강세와 주가수익비율(PER) 상향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거의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현재 주도주의 장기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급등 피로감, 외국인 수급의 연속성 부재로 하락 변동성에 유의할 시점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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