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주주가치 해친 쪽은 KZ정밀"...경영협력계약 '설전'
입력 2026.01.09 15:59
수정 2026.01.09 15:59
영풍 "탈법적 상호주 형성, 최대주주 의결권 침해" 주장
즉시항고 두고 “진실 은폐” vs “정당한 권리 행사”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영풍과 KZ정밀(구 영풍정밀)의 갈등이 고려아연 지배구조와 경영협력계약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다. 영풍은 KZ정밀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탈법적 상호주 구조를 통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한 주체는 KZ정밀이라고 반박했다.
9일 영풍은 “최근 당사 주주인 KZ정밀이 반복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와 관련해 사실관계에 대한 왜곡과 과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영풍의 기업가치와 주주 권익에 실질적인 손해를 초래한 주체는 영풍의 소수주주이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는 KZ정밀”이라고 주장했다.
영풍에 따르면 문제의 발단은 KZ정밀이 지난해 1월 보유 중이던 영풍 주식을 고려아연 손자회사 SMC로 이전하면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영풍그룹 내 탈법적 순환출자 및 상호주 구조가 형성됐고, 그 결과 같은 해 1월 임시주주총회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영풍은 “영풍이 보유한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권리 행사를, 당사의 주주인 KZ정밀이 구조적으로 제한한 행위”라며 “의결권이 정상적으로 행사됐다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확보해 지배구조 정상화와 경영 안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은 “그럼에도 KZ정밀이 영풍·MBK 간 경영협력계약을 문제 삼아 손해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KZ정밀은 영풍의 기업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지금 당장 영풍 주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측의 충돌은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MBK 소유 법인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 문서 제출을 둘러싼 법적 절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KZ정밀은 서울중앙지법이 문서제출명령을 인용했음에도 장 고문이 즉시항고를 제기한 것을 두고 “진실 은폐”라고 비판했다.
KZ정밀은 해당 계약이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을 MBK파트너스에 저렴한 가격으로 넘길 수 있는 콜옵션 등 영풍에는 불리하고 MBK에만 유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93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의 핵심 쟁점이라고 주장한다. 법원이 결정문에서 주주의 감시 활동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이번 즉시항고는 계약 당사자 간 비밀유지 의무가 존재하고, 제3자의 이해관계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거래상 기밀 및 전략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법이 보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된 정당한 권리 구제 절차”라고 반박했다.
특히 경영협력계약의 주요 내용은 2024년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이미 공개매수 신고서와 설명서를 통해 공시된 바 있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KZ정밀이 제기하는 ‘저렴한 가격’ 의혹에 대해서도 “이미 여러 차례 해당 콜옵션 행사 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 등 거래 구조상 합리적 요소와 시장 관행을 반영해 산정됐음을 설명해 왔다”면서 “특정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설계된 구조가 아니라, 대등한 거래 당사자 간 성실한 협상을 통해 도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풍은 또 KZ정밀이 표면적으로는 주주권익 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윤범 회장 측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경영권 방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행보가 오히려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회복과 지배구조 정상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설립 주체이자 최대주주로서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 “최대주주의 정당한 지배구조 정상화 노력을 ‘적대적 M&A’로 규정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여론을 오도하는 프레임”이라고도 강조했다.
향후에도 탈법적 순환출자 및 상호주 구조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KZ정밀은 “주주들은 영풍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을 MBK파트너스에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넘기려 하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며 “당장 영풍 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했는지 여부부터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