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지분 차남 조현범에 넘겨…승계 유력
입력 2020.06.29 17:31
수정 2020.06.29 17:32
조 회장 지분 23.59% 블록딜 매각…조현범 사장 최대주주 올라
경영권 분쟁 소지 줄이려한 듯…조현식 부회장 거취 주목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차남 승계가 유력해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조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했다.
조 사장은 기존 지분 19.31%에 아버지 지분을 합쳐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로써 조 사장 지분율은 형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누나 조희원씨(10.82%) 보다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그룹 경영권 승계 향방도 조 사장 쪽으로 기울게 됐다.
앞서 조양래 회장은 지난해 3월 모든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조현식 부회장에게 그룹 지주사를,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장을 맡겼다.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 경영을 맡은 조 사장이 신사업 추진 및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자 업계는 차남 승계에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조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그러다 지난 23일 조현범 사장이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그룹 경영권이 조현식 부회장쪽으로 기울어졌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으나 검찰 항소로 다시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이 차남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것은 승계구도를 명확히 하고 분쟁의 소지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조현식 부회장과 누나 조희원씨가 연합해 경영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조 부회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조희원씨는 조 부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가 본격적인 '형제의 난'에 휩싸이게 될 경우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민연금은 7.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판 결과도 변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의 경우 회사 복귀가 불가능하다. 조 사장이 2심 재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조 사장으로서는 현재 재판에 집중하는 한편 최대주주로서 '조현범 승계 구도'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