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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비극의 산물'...2년 연속 감독대행 2인

이용선 객원기자
입력 2020.06.27 22:08 수정 2020.06.28 08:16

2020시즌 초반 한화 최원호-SK 박경완 감독 대행 지휘봉

2019년에도 KIA 박흥식-롯데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

SK 박경완 감독 대행. ⓒ SK 와이번스 SK 박경완 감독 대행.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1차전이 펼쳐진 25일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초반 SK 염경엽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그라운드에 구급차가 들어왔다. 병원에 입원한 염경엽 감독을 대신해 박경완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염경엽 감독이 쓰러진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SK는 지난겨울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을 전원 물갈이했지만, 시즌 초반 한때 최하위로 추락했다. 25일 더블헤더 1차전 직전까지 9위 SK는 7연패에 빠져 있었다.


SK는 올 시즌 두 번째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는 팀이 됐다. 한화 이글스가 6월초부터 이미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최하위로 추락한 팀 성적의 책임을 지고 6월 7일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 대행. ⓒ 한화 이글스 한화 최원호 감독 대행. ⓒ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3년 임기의 마지막 시즌 초반에 물러났다. 전날인 6월 6일 주요 코치들이 경기 직전 대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한용덕 감독의 불명예 퇴진은 시간문제라는 분위기였다.


지난해도 KBO리그는 시즌 중반에 이미 두 팀이 감독 대행 체제로 돌입한 바 있다. 5월 중순 KIA 타이거즈가 최하위로 추락하자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2017년 통합 우승 뒤 3년 재계약에 성공해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지만 의외의 시점에 팀을 떠났다. KIA는 박흥식 감독 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렀다.


2019시즌 전반기 종료 시점에는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 자이언츠에서 양상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이윤원 단장과의 동반 사퇴였다. 2019시즌을 앞두고 롯데 사령탑으로 복귀해 2년 계약을 맺은 양상문 감독이 반 년 만에 물러났다. 이 역시 팀 성적 부진에 의한 ‘경질’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는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렀다.


2019년 KIA 박흥식 감독 대행(좌측)과 롯데 공필성 감독 대행. ⓒ KIA/롯데 2019년 KIA 박흥식 감독 대행(좌측)과 롯데 공필성 감독 대행. ⓒ KIA/롯데

박흥식 감독 대행과 공필성 감독 대행의 희비는 엇갈렸다. 마무리 문경찬을 중심으로 한 젊은 필승조 불펜 구축에 성공한 KIA는 탈꼴지에 성공해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박흥식 감독 대행은 올해 퓨처스 감독으로서 KIA에 잔류했다.


반면 끝내 탈꼴찌에 실패한 롯데는 공필성 감독 대행과 결별했다. 신임 성민규 단장의 ‘프로세스’에 그는 없었다. 공필성 감독 대행은 두산 베어스의 2군 수비 코치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한용덕 감독의 사퇴로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 대행과 염경엽 감독의 건강 이상으로 임시로 지휘하게 된 박경완 감독 대행은 엄밀히 말해 팀 내 입지나 권한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감독 대행 모두 성적 부진으로 인해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동일하다.


최근 KBO리그는 팀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감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비극의 산물’인 감독 대행 체제가 2년 연속으로 두 팀에서 나왔다. 대한민국에 10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프로야구 팀 감독에 가해지는 성적 부담과 압박이 엄청난 것임이 드러나고 있다. 시즌 종료 후 박경완-최원호 감독 대행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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