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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스포츠 결산①] 코로나19가 집어삼킨 국내 스포츠, 끝나지 않은 불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6.29 10:02 수정 2020.06.29 10:04

코로나19로 상반기 국내 스포츠 사실상 '스톱'

중계권 수입 확보한 프로스포츠만 어렵게 진행

무관중 경기를 치르다 시즌 일정을 조기 중단한 프로배구. ⓒ 뉴시스 무관중 경기를 치르다 시즌 일정을 조기 중단한 프로배구. ⓒ 뉴시스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의 공포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한 곳에 모이는 국내 스포츠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2020년 상반기 국내 스포츠는 코로나19 재앙으로 인해 시계가 멈춰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해 첫 출발은 코로나19와 무관했다. 먼저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이 1월초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 1장 남았던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보름 뒤에는 축구 대표팀이 승전보를 전해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1월말 태국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첫 대회 우승의 감격이었고,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까지 거머쥔 터라 기쁨이 배가됐던 김학범호다.


대표팀이 승전보를 전하는 사이,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인 프로배구(V리그)와 프로농구(KBL)가 막바지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닥쳐온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 보건 당국은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다중 시설 이용 자제를 권고했고, 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여는 겨울 스포츠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스포츠 종목들 중 ‘2019-20 SK 핸드볼 코리아리그’가 가장 이른 3월 1일에 시즌을 조기 종료했고 무관중 경기로 버티던 배구와 농구도 우승팀을 가리지 못한 채 3월 말 문을 닫았다. 프로화 이후 우승팀이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세간의 이목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프로야구(KBO리그)와 프로축구(K리그) 개막 여부에 쏠렸다.


하지만 야구와 축구도 코로나19 앞에서 예외가 되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축구연맹은 질병관리본부 협조 하에 상황을 예의주시했으나 결국 개막 연기를 결정했고 4월 한 달을 덧없이 흘려보내고 말았다.


4월말 들어 국내 코로나19의 상황이 진정 기미를 보이자 프로스포츠 단체들도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야구와 축구의 경우, 최대 수백억원에 달하는 중계권료가 걸려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개막이 급선무였다.


결국 KBO리그는 어린이날인 5월 5일, K리그 역시 3일 뒤인 5월 8일로 개막일을 확정했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개최했다.


무관중 경기 개최가 가능했던 또 다른 프로스포츠는 바로 골프다. KLPGA 투어는 지난 5월 중순부터 투어 일정을 시작했는데 미국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고진영, 박성현, 유소연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하면서 매 대회 높은 수준과 함께 많은 화제몰이에 나서는 중이다.


KBO리그는 안전을 고려해 무관중 경기 개막을 결정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KBO리그는 안전을 고려해 무관중 경기 개막을 결정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지는 주류 스포츠의 경우, 중계권료 수입과 스포츠 토토 사업권에 의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무관중 개최가 가능하나 프로화를 이루지 못한 종목들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의 공허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자 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대표팀 선수들의 퇴촌을 결정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던 5월 중순 입촌을 확정했으나 이태원발 감염 확산으로 다시 문을 걸어 잠갔고 지금도 기약 없이 날짜만 흘려보내는 상황이다.


상반기 국내 스포츠는 3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정지됐고, 5월 들어서야 프로 스포츠를 중심으로 겨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암운은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았고 여파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군다나 현재 진행 중인 야구, 축구에서 혹시 모를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그대로 리그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하반기에는 지난 시즌을 조기 종료했던 프로배구와 농구가 개막한다. 이들 종목들도 중계권과 스포츠토토 사업권의 지원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야구, 축구와 비교해 규모가 작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면 구단 운영 자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정상적으로 급여를 지급받고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시, 도 체육회 또는 실업팀의 예산이 무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반기 국내 스포츠의 항해를 멈추게 했던 코로나19의 확진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는 침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도 염두에 둬야할 지금의 상황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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