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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탄 배터리 동맹주, 최고점 경신 러시 '부릉부릉'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6.24 05:00 수정 2020.06.24 00:41

LG화학·삼성SDI, 올해 들어 주가 62% 급등...에코프로비엠 143%↑

“생산사들 EV 배터리 흑자 구조 진입...특수소재 기업 등도 주목”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주)LG 대표가 지난 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주)LG 대표가 지난 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국형 배터리 동맹’이 강화되면서 전기차(EV) 배터리 관련주의 투자매력이 한껏 부각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올해 유럽연합의 환경 규제를 동력으로 전기차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배터리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배터리 관련 소재·부품주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전문가 “성장 초입 국면 불과...협업 중요성 확대”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화학은 전장 대비 0.40% 내린 5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0.26%, 1.99% 오른 38만1500원과 1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LG화학 주가는 올해 들어 62.1% 치솟은 상태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61.7% 뛰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22일 LG화학의 충북 오창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지난달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뒤 대기업 총수 간에 이뤄진 두 번째 ‘배터리 회동’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르면 다음 달 초 SK이노베이션을 보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을 중심으로 국내 4대기업의 오너들이 직접 협력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전기차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공급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의 협력 또한 활발해졌다. LG화학과 GM은 작년 조인트벤처(JV·협력사)를 설립한 뒤 지난 4월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현대차와의 JV 설립도 진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전기차·2차전지 시장은 성장의 초입 국면에 불과하지만, 향후 나타날 기술 발전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시장의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고객사들과의 협업 중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특히 LG화학은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 확대 등 고객사 다변화가 주목된다”고 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사상 첫 1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올해 관련 종목도 급등세를 펼쳤다. 테슬라의 신형 모델3 판매량이 증가하며 글로벌 친환경차 바람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삼성SDI와 LG화학 모두 올해 1분기까지 EV 배터리 영업적자가 지속됐지만 2분기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는 점도 추가 상승 동력을 높이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화학의 최근 주가 상승이 2차전지 서플라이 체인 전반의 멀티플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셀 메이커의 EV 배터리 흑자 구조 진입과 글로벌 전기차 성장 재개를 감안해 2차전지 섹터에 대해 지속적인 매수 포지션 유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2차전지 전동화부품·특수소재 기업 관심도 높아져


최근 전기차 수요가 높은 유럽과 미국이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증권가는 2차전지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배터리 업종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며 역사적인 고점을 돌파한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주가의 최근 오름세가 주춤해진 것도 투자자들의 고민을 키웠다.


반면 배터리 관련 소재·부품을 납품하는 일부 기업의 주가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이날 4.05% 오른 9만7700원으로 마감했다. 삼기오토모티브는 8.40% 급등한 2840원을 기록했다. 아모그린텍(1.97%), 에코프로비엠(-0.08%), 일진머터리얼즈(-1.42%)는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지만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연초 이후 주가가 143.6%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전기차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과 각국의 지원, 높은 진입장벽 등을 감안해 밸류에이션 정당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7~2008년 스마트폰 성장 초입기 당시, 애플과 라간 등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참고해보면 현재 전기차·배터리·배터리 소재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더 높은데, 이는 개화시점 이후 성장률을 비교했을 때 전기차가 2~3배 더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 연구원은 “전기차는 스마트폰과 달리 각국 정부의 의무판매 등 규제와 보조금 지급대상이고, 또 전기차 배터리는 안전 문제로 진입장벽이 존재하며 공급사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2차전지 기업들의 수혜도 확실하다는 평가다. 특히 전기차 생산 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생산설비를 구축 중인 2차전지 기업들이 매력적인 소싱처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지리적 설비 이점 보유 여부와 밸류에이션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해 LG화학, 삼성SDI, 두산솔루스, 신흥에스이씨, 천보, 대주전자재료 등을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전동화 수혜 부품 기업은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S&T모티브를 제시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2차전지 산업에 높은 관심을 표명한 투자자들은 대체로 이 산업이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타 산업 대비 비교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또 구조적 성장 잠재력이 있는 전동화부품·2차전지 기업이나 특수소재를 생산하는 2차전지 기업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본격화될 시 밸류에이션 논란은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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