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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오왠 “초심으로 돌아온 음악, 내 곡이지만 계속 듣고 싶어”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6.23 15:32 수정 2020.06.23 15:33

세 번째 미니앨범 '사랑했던 날부터 이별했던 날까지' 24일 발매

"내 앨범은 일기장, 그때의 감정 알 수 있어"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오왠이 다시 돌아왔어요”


악보를 볼 줄도, 기타 코드를 잡을 줄도 모르던 싱어송라이터 오왠은 데뷔 앨범부터 깊은 목소리로 공감과 위로를 건네면서 대중의 마음을 울렸다. 그로부터 벌써 4년, 햇수로 5년차를 맞았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의 목소리가 주는 울림은 여전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시 그때의 오왠으로 돌아왔다.


첫 앨범으로 인디신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분명 기뻐할 일이지만, 그에겐 무거운 짐이기도 했다. 마냥 기쁨을 누리고 있기엔 대중이 그의 다음 앨범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이후 한 장의 정규 앨범과 두 장의 미니앨범, 여섯 장의 싱글을 발표하며 쉼 없는 창작 활동을 해오면서도 그에겐 늘 ‘고민’이 있었다.


“저도 모르게 많은 음악을 접하고, 만들다 보니 제가 틀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첫 앨범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왜 다시 이때(데뷔앨범)처럼 안 되지’싶더라고요. 생각이 많아졌다는 걸 스스로 느낀 거죠. 공연할 때도 첫 앨범에 있는 곡을 노래할 때가 가장 편하고 재미있어요. 나중에 작업한 곡들은 어쩐지 실수도 많고, 힘들더라고요. 아마 쓸 때 욕심을 가지고 써서 그런 것 같아요”


24일 발매되는 세 번째 미니앨범 ‘사랑했던 날부터 이별했던 날까지’는 그런 의미에서 오왠에게는 더 없이 특별한 결과물이다. 전 앨범들을 돌아보고, 초심을 되새겼다. 큰 이유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고,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찾는 과정을 거친 후 내놓은 것이 바로 이번 앨범이다.


“마음을 다잡은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느껴지는 감정이었고,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도 특별한 노력을 한 건 아니에요. 그저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오히려 나에게 마이너스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니 이전처럼 가볍게 작업을 하게 되더라고요”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실제로 오왠은 음악 작업을 매우 빠르게 하는 싱어송라이터로도 알려졌다. 물론 평소 생각이 날 때마다 짧은 스케치를 해놓은 것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앨범 작업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두 번째 발매한 앨범에 얼마나 부담을 느꼈는지도 “반년이 걸렸다”는 그의 말로 짐작이 가능하다.


“이번 앨범은 계획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실물 앨범이 나오기까지 두 달 정도가 걸린 것 같아요. 보통 회사에서 기간을 정해주면 그에 맞춰서 작업하는 스타일이에요. 비로소 원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온 거죠.(웃음) 이번 타이틀곡은 몇 년 전에 만들어놨던 두 구절을 발전시킨 거예요. 가사도 없는 상태였는데, 컴퓨터를 뒤적이다가 있는지도 몰랐던 그 구절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아! 이거다’ 싶었어요”


타이틀곡 ‘붙잡을 수가 없잖아’는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사랑했던 날부터 이별했던 날까지’ 이제는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어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아픔과 슬픔에 대한 노래다. 타이틀곡을 작업하는 과정은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 작업이 오왠에게 힘든 기억으로 남진 않았다.


“아무래도 흔한 게 사랑 노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마냥 즐기면서 쓸 수 있는 곡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조심스러웠다고 해야 할까요? 사랑노래가 오히려 쓰기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어요. 아마도 다시 제가 하고 싶은, 제 색깔의 음악을 하게 돼서 그런가 봐요.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이해하는 그대로 받으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며 먼저 손을 내밀어 사랑을 이어가고 싶다는 내용을 쓴 ‘러브유’, 오왠이 데뷔 이후 처음 시도한 신스록 스타일의 곡 ‘같은 사람’, 외로움에 대한 가사를 밝은 감성으로 그린 ‘론리’(Lonely) 등 총 네 곡이 수록됐다.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소속사 대표이자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인 구자영 대표는 오왠이 만든 데모를 듣고 가사, 음악 스타일 등으로 곧장 첫 앨범 당시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지금까지도 오왠의 첫 앨범은 인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편곡자에게도 오왠이 의도한 것처럼 첫 앨범을 생각하면서 작업해달라고 요청했다.


“제가 원래 제 음악을 잘 안 들어요. 작업하면서 수도 없이 듣기 때문에 앨범이 나올 때쯤에는 이미 질린다고 해야 할까요? 근데 이번 앨범은 달랐어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물론 이전 앨범들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번엔 ‘진짜’라는 말을 붙이고 싶어요.(웃음)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마음이 잘 담긴 것 같아요. 작업 내내 데뷔 앨범의 느낌이 나서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만족스럽고, 제 음악이지만 또 듣고 싶어요. 하하”


때문에 오왠은 이번 앨범으로 “오왠 같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매번 다른 느낌, 그때 하고 싶은 말을 곡으로 만드는 것이 가수들의 특권이라고들 말한다. 오왠 역시 자신의 앨범을 ‘일기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그가 다음 일기장에 담아낼 내용이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그래왔든 방향성을 정해두지 않고, 그때에 충실한 음악을 만들게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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