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숭례문, 국현미엔 파도소리…BTS가 빚어낸 ‘서울형 테마파크’의 서막
입력 2026.03.21 13:29
수정 2026.03.21 13:29
여의도 한강공원부터 국보1호 숭례문, 국립현대미술관, 남산서울타워, 청계천까지. 지난 20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과 함께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문화의 장으로 변신했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하는 대규모 도시형 프로젝트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BTS THE CITY ARIRANG SEOUL, 이하 ‘더 시티 서울’)이 개막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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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7시 국보 1호 숭례문에는 미디어 파사드가 상영됐다. 성벽의 문이 열리자 방탄소년단의 웅장한 실루엣이 드러났다. 청사초롱을 든 멤버들이 환한 빛 속에서 유유히 거니는 모습이 석벽 위에 투사됐다. 말미에는 신보의 키 컬러인 붉은 빛이 숭례문을 감싸안았다. 서울이 가진 역사적 가치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순간이었다. 현장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은 전통 건축과 방탄소년단이 함께 빚은 특별한 경험에 감탄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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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뚝섬 한강공원 상공에는 밤하늘을 수놓은 대규모 드론쇼이 떠올라 군무를 펼쳤고, 광화문 광장의 대형 옥외 전광판에는 컴백 광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송출되면서 도심 전체를 거대한 야외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화려한 볼거리로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의 희소성’을 선사했다.
‘더 시티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팬덤의 축제를 넘어 시민 모두가 향유하는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조성된 체험 공간 ‘러브 송 라운지’는 이른 오전부터 대기 줄이 형성됐다. 아침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들과 캐리어를 끈 외국인 관광객들이 섞여 라운지 주변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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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방탄소년단의 신보 발매와 21일 열리는 오후 8시 열리는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 관람을 위해 입국한 다국적 방문객의 비중이 높았다. 오후 들어 버스킹 공연이 시작되자 돗자리를 펴고 음악을 듣는 인파가 몰렸다. 주최 측은 방문객이 예상치를 웃돌고 사진 촬영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현장에 즉석 사진 부스 3대를 긴급 추가 설치해 운영했다.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는 신보 타이틀곡 ‘스윔’(SWIM)을 모티브로 한 대형 큐브 조형물이 들어섰다. 푸른색 외관 벽면에 ‘KEEP SWIMMING’이라는 문구가 띄워졌고, 겉면에 매달린 수많은 테슬이 바람에 날리며 실제 파도 소리와 유사한 마찰음을 냈다. 인근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소리를 듣거나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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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여의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주요 거점을 이동하며 스탬프 랠리에 참여했다. 지하철역 출구와 행사장 입구 등 주요 이동 동선에 인력이 배치됐고, 첫날 많은 인원이 몰렸음에도 큰 안전사고나 통행 마비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더 시티 서울’ 프로젝트는 4월 19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숭례문과 남산서울타워의 붉은 미디어 파사드 이후에도 DDP 아미마당, 청계천 러브쿼터 등 추가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