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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영남 잠룡 김부겸·김영춘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0.06.07 00:10 수정 2020.06.07 06:03

21대 총선 낙선, 대권 가도 '먹구름' 짙어져

김부겸, 차기 대선 포기 전제 당권 도전 유력

김영춘, 한직 평가되는 국회 사무총장 내정

정치인에게 '차차기'는 부도날 수 있는 '어음'

김부겸·김영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부겸·김영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이자 여권 내 영남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김영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권 가도에 '먹구름'이 더 짙어지고 있다.


이번 4·15 총선에서 낙선해 한 차례 '큰 타격'을 입은 두 사람이 최근 보여주는 정치적 행보를 보면, 차기 대권과 점차 멀어지는 모양새다. 물론 '차차기 대선(2027년)'을 노려볼 수도 있지만, 정치인에게 차차기란 '언제든지 부도날 수 있는 어음'일뿐이다.


21대 총선 당시 대구의 '정치 1번지' 수성갑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셨던 김부겸 전 의원은 차기 대선 출마 포기를 전제로 8·29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당권·대권주자인 이낙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차별화를 해 일단 당권을 잡고 차차기 대선을 노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 제25조에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 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돼 있다. 2022년 3월 9일로 예정된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이 위원장이 당권을 거머쥘 경우 대권으로 가기 위해선 2021년 3월9일 이전에 사퇴해야 하는 만큼, 6개월 만에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물론 김 전 의원이 '이낙연 대세론'을 물리치고 당권을 잡을 경우, 2022년 대구시장 유력 후보 및 2027년 차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다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지만, 당권에 도전했다가 이 위원장에게 크게 패한다면 정치적 재기를 위한 동력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김영춘 전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제안을 받고 수락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부산진갑)를 꺾고 대권 가도에 가속도를 붙이려고 했지만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등을 이유로 탈당을 요하는 2년 임기인 사무총장 자리를 고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일단 여야 의원들을 두루 접촉할 수 있는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적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정치적 재기를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 전 의원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2022년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뒤 2027년 차차기 대선을 준비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이슈를 제기하며 주요 현안을 주도해야 하는데,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사무총장 자리를 맡게 되면서, 사실상 차기 대권에선 멀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2022년 부산시장 후보로 낙점돼 승리한다면, 차차기 대권 주자로 우뚝 설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부겸·김영춘 전 의원의 최근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치인에게 낙선은 '정치적 사망 선고'와 같다"며 "두 사람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차기 대권에서 완전히 멀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이런 정치적 위기가 두 사람에게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두 사람은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2027년에도 '지역주의 타파' 슬로건이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2027년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정치적 명분을 내놓는다면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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